[르포] 소음·열기 속 빚어지는 ‘귀에 거는 이어폰’…샥즈 공장 가보니

신영빈 2026. 5. 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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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샥즈 생산시설 방문기] (上) 실리콘·이어폰 제조공장
선전 정향정밀서 실리콘 부품 생산
둥관 럭스쉐어 전용라인서 완제품 조립
0.005mm 금형·초저경도 실리콘 공정 확인
하루 실리콘 4만개·완제품 2만개 생산

[선전·둥관(중국)=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실리콘 성형 구역에 들어서자 공장 관계자가 귀마개 착용을 안내했다. 설비가 돌아가는 소음과 열기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귀에 걸리는 작은 이어폰 부품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거칠고 뜨거웠다.

21일 중국 선전 핑산구에 위치한 샥즈 자회사 ‘정향정밀’ 실리콘 공장을 찾았다. 이곳은 오픈형 이어폰의 ‘착용감’이 만들어지는 곳이었다.

샥즈 제품은 이곳에서 금형·플라스틱·실리콘 공정을 거친 뒤, 둥관에 있는 럭스쉐어 생산라인으로 옮겨져 완제품으로 조립된다. 정향정밀에서 하루 생산되는 실리콘 부품은 약 4만개, 럭스쉐어 생산라인에서 나오는 샥즈 완제품은 하루 약 2만개 수준이다.

중국 선전 핑산구 샥즈 자회사 ‘정향정밀’ 외관 (사진=신영빈 기자)
샥즈는 2004년 중국 선전에서 설립된 오디오 기술 기업이다. 2011년 ‘애프터샥즈’로 헤드폰 시장에 진입한 뒤 골전도 이어폰을 앞세워 글로벌 소비자 브랜드로 성장했다. 귀를 막지 않는 오픈형 이어폰은 일반 커널형 이어폰과 달리 귀 주변에 걸쳐 착용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음향 성능뿐 아니라 피부에 닿는 소재의 부드러움, 장시간 착용 시 압박감, 흔들림을 잡아주는 지지력이 중요하다.

샥즈가 실리콘 소재 연구개발과 생산을 위해 자회사 정향정밀을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무웅 샥즈코리아 영업팀장은 “샥즈는 더 뛰어난 착용감을 제공하기 위해 선전 핑산에 자체 실리콘 생산 공장 정향정밀을 운영하며, 소재 연구개발부터 생산, 활용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착용감은 금형과 실리콘에서 시작됐다

공정은 크게 금형 제조, 플라스틱 성형, 실리콘 성형으로 이어졌다.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금형 제조 구역이다. 이곳에서는 부품의 틀을 만든다. 샥즈 측은 금형 가공 정밀도가 약 0.005mm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작은 이어폰 부품일수록 미세한 치수 차이가 착용감과 조립 품질, 방수 성능으로 이어지는 만큼 금형 단계 정밀도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금속 블록을 대략적으로 가공한 뒤 세부 디테일을 다시 깎고, 이후 여러 금형 부품을 조립해 최종 형태로 완성했다. 가공 과정에서는 열이 발생해 냉각유를 사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부드러운 실리콘 부품의 시작점은 말랑한 소재가 아니라 단단한 금속을 정밀하게 깎는 공정이었다.

중국 선전 핑산구 샥즈 자회사 ‘정향정밀’ 실리콘 공장 내 금형 제조 공정 (사진=신영빈 기자)
중국 선전 핑산구 샥즈 자회사 ‘정향정밀’ 실리콘 공장 내 금형 제조 공정 (사진=신영빈 기자)
다음은 플라스틱 성형 구역이다. 이곳에서는 플라스틱 알갱이를 녹여 금형에 주입하고, 사출 성형을 통해 이어폰 내부 구조 부품을 만든다. 이어폰 내부에서 티타늄 와이어 구조를 고정하는 부품도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일부 공정에서는 와이어 등을 함께 넣어 성형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사출된 부품은 작업자 손을 거쳤다. 성형 뒤 남은 돌출면이나 잔여 부분을 직접 정리하는 과정이다. 자동화 설비가 부품을 찍어내지만, 세부 마감과 상태 확인에는 여전히 사람의 눈과 손이 들어갔다.

실리콘 성형 구역은 공장 안에서도 가장 열기가 강한 공간이었다. 이곳에서는 실리콘을 가열하고 주입한 뒤 형태를 잡고 경화시켜 최종 부품을 만든다. 설비 소음이 커 현장에서는 귀마개 착용 안내가 나왔다. 작업자들은 성형기에서 나온 실리콘 부품을 꺼내 상태를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넘겼다.

샥즈는 기존 실리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초저경도 실리콘 성형 공정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오픈핏2 시리즈에 처음 적용됐다. 일부 제품은 이중 실리콘 구조를 채택했다. 안쪽은 부드러운 소프트 실리콘으로 피부에 닿는 촉감을 높이고, 바깥쪽은 더 단단한 실리콘으로 지지력과 내구성을 확보했다.

중국 선전 핑산구 샥즈 자회사 ‘정향정밀’ 실리콘 공장 내 금형 부품 조립 공정 (사진=신영빈 기자)
중국 선전 핑산구 샥즈 자회사 ‘정향정밀’ 실리콘 공장 내 실리콘 사출 공정 (사진=샥즈)
실리콘 부품, 완제품 이어폰이 되다

정향정밀에서 만들어진 부품은 둥관에 있는 ‘럭스쉐어’ 생산라인으로 넘어간다. 럭스쉐어는 아이폰, 에어팟, 비전 프로 등 애플 핵심 제품을 조립하는 중국 내 대표적인 OEM 업체다. 샥즈는 이곳의 전용 생산라인에서 완제품 조립을 맡기고 있다.

럭스쉐어 생산라인에서는 충전 케이스 조립과 이어폰 유닛 조립이 이뤄진다. 케이스 조립 공정은 절반 이상 자동화된 반면, 이어폰 공정은 대부분 인력에 의존하고 있었다. 당시 진행 중이던 이어폰 유닛 조립은 신제품 관련 내용이 포함돼 세부 설명이 제한됐다.

충전 케이스 내부에는 자석, 충전 핀, 배터리, 회로기판, 스프링 구조가 들어간다. 케이스 조립 공정은 내부 덮개 조립, 하부 케이스 조립, 최종 합체 등 세 단계로 나뉘었다. 내부 덮개 조립 단계에서는 자력과 충전 핀 연결 상태를 확인했다. 하부 케이스 조립에서는 배터리와 회로기판을 장착해 제어 시스템과 전력 관리 구조를 완성했다. 최종 합체 단계에서는 스프링과 스프링 판을 넣어 케이스가 부드럽게 열리고 닫히도록 했다.

중국 둥관에 있는 ‘럭스쉐어’ 샥즈 생산라인 외관. 내부는 촬영이 어려웠다. (사진=신영빈 기자)
손으로 여닫을 때 느껴지는 작은 감각도 생산 공정에서는 검증 대상이었다. 케이스 뚜껑이 정확히 열리고 닫히는지, 자석이 안정적으로 붙는지, 이어폰과 충전 핀이 끊김 없이 맞물리는지가 모두 품질 관리 항목에 포함된다.

샥즈의 생산 체계는 자체 소재 공정과 외부 전문 조립 역량을 결합한 형태다. 착용감과 내구성에 직결되는 실리콘 공정은 자회사에서 직접 관리하고, 완제품 대량 조립은 글로벌 전자제품 생산 경험이 많은 업체와 협력한다.

이 공정의 결과물은 다시 품질연구소(샥즈랩)에서 검증된다. 샥즈랩은 양산된 제품 중 일부 샘플을 들여와 생산 단계부터 완제품 단계까지 일반적으로 30~50여가지, 방수 등 추가 검증이 필요한 경우 최대 100여가지 테스트를 진행한다.

오픈이어 이어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차별화 기준은 제품 형태보다 이를 안정적으로 양산하고 검증하는 경험에 놓일 전망이다.

신영빈 (burg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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