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공직사회 ‘불매’·‘스벅 인증샷’ 배우 하차…스벅 ‘탱크데이’ 여파 일파만파

‘탱크 데이’ 이벤트로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인 스타벅스의 불매 움직임이 정부와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스타벅스 상품을 행사에 사용하지 않거나 함께 진행하던 사업을 중단하는 식이다. SNS에 스타벅스 방문 사진을 올렸던 뮤지컬 배우 정민찬은 작품에서 하차했다. 스타벅스를 둘러싼 논란이 전방위로 번지자 일각에서는 지나치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3일 관가와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전날 전체 지부에 보낸 공문에서 스타벅스 불매를 선언했다. ‘탱크 데이’ 마케팅이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고 지적하며 “향후 스타벅스 이용을 중단하고 노조 행사와 사업 과정에서 스타벅스 상품권 및 관련 제품 일체를 구입·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공무원노조총연맹도 당분간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공노총은 지난 20일 사무처 회의에서 나온 제안을 받아들여 스타벅스 기프티콘 사용 ‘자제령’을 내렸다. 공무원노조연맹은 전날 성명을 내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스타벅스코리아에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오만한 자본의 논리로 국민 대다수의 마음에 상처를 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1일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반역사적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 행사 등에 스타벅스 상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가보훈부는 자체 행사에서 활용한 스타벅스 상품의 사용을 중단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고, 국방부는 스타벅스코리아와 함께 추진하던 격오지 부대 음료 지원 등 장병복지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법무부와 보건복지부도 스타벅스 제품 구매 내역 점검, 협업 행사 중단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8일 엑스에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며 스타벅스코리아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최근 종로구 익선동을 찾아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서는 “거기 커피는 아니지요?”라며 스타벅스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를 둘러싼 논란은 문화계에도 여파가 미쳤다. 뮤지컬 ‘디아길레프’에 출연 중이던 배우 정민찬이 작품에서 하차한 것이다. 그는 ‘탱크 데이’ 논란이 불거진 시점에 자신의 SNS에 스타벅스 방문 인증 사진을 올렸다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후 정민찬은 “잘 몰랐다”며 사과문을 올렸으나 작품에서 하차하게 됐다. 제작사 쇼플레이 측은 구체적인 하차 이유를 밝히진 않았으나 스타벅스 인증 사진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 전반에서 스타벅스 불매 등 움직임이 거세지자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전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고 “국가의 이름으로 특정 사기업을 대상으로 불매 운동을 벌인 예는 1933년 나치독일의 유대인 상점 불매 운동이 있다”며 “회사 일부 직원의 책임을 회사 전체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은 전형적인 인종적 차별 선동이고,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와 책임 원칙을 위반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정부 대응이 과도하다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SNS에 “대통령과 장관들까지 나서서 불매 운동을 벌이고 국민을 겁박할 일은 아니다”며 “아픈 역사를 기업의 마케팅에 활용한 행위를 비난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수원정 당협위원장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전날 수원 거리유세 과정에서 “오늘 중으로 스타벅스 가서 인증 사진 찍어서 올리세요”라며 “여기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다. 스타벅스를 가라 마라 아무도 명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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