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논쟁 후폭풍…'합리적 성과 체계' 구축해야
파국 피한 삼성전자 총파업
100조원대 손실 막았지만…
삼성전자 대외 신뢰도 흔들려
이번 갈등이 남긴 우리의 과제
미래 위한 이익 공유 방안 필요
![삼성 노사는 역대급 이익 앞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대립했다. 이번 갈등을 공동체 통합과 미래 투자를 위한 사회적 공유 방안을 공론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사진 | 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3/thescoop1/20260523131924340qmla.jpg)
반도체 사업성과 10.5%를 상한 없이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반도체(DS) 부문 경영성과급 재원은 40%를 DS 부문 전체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60%를 사업부별로 나누기로 했다.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뒤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선 교섭에서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합의했다. 잠정 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파업을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성과급 논쟁 후폭풍과 함께 우리 사회에 적잖은 숙제를 남겼다.
노사 교섭이 교착에 빠진 것은 반도체 부문 내 사업부별 성과급 배분 문제 때문이었다. 삼성전자 첫 공식 과반 노조의 요구는 영업이익 연동 방식의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제 폐지였다.
적자를 낸 비메모리 사업부도 똑같은 성과급을 줘야 한다는 조건도 붙였다. 사측은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 우려와 경영 부담을 이유로 반대했다. 적자인데도 성과급을 주는 것은 경영의 기본 원칙을 흔드는 일이라고 맞섰다.
결국 사업부별 배분 비율은 40(반도체 전 부문) 대 60(사업부)으로 결정됐다. 다만, 적자 사업부에 공통 지급액의 60%만 지급하는 페널티를 주는데, 이는 2027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전방위적인 대화 압력에 노사가 막판 합의를 이뤘지만, 삼성전자라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신뢰도는 크게 흔들렸다.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파업 기간에 생산되는 제품 납품을 거부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끝내 파업에 돌입했을 경우 계약 내용에 따라 삼성전자가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었다.
![[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3/thescoop1/20260523131925756hbxo.jpg)
중국 반도체 굴기 전략의 핵심이자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 주가는 10% 가까이 뛰었다. 중국 2위, 세계 6위 파운드리 업체인 화홍반도체 주가도 강세였다. 삼성전자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글로벌 D램과 낸드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이를 대체할 후보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삼성과 경쟁하는 일본 키옥시아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 기사를 내놓았다. 미국 월가에선 파업 리스크를 반영해 삼성전자의 향후 영업이익 전망치를 10% 안팎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시장과 평판은 이토록 냉정하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꼴로 삼성전자 주주다. 삼성전자 매출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2.5% 수준이다. 반도체는 수출의 3분의 1을 담당한다.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만 1000여곳이다. 소재ㆍ부품ㆍ장비업체 등 산업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삼성전자 파업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위기로 작용하는 구조다.
그러나 삼성전자 노사는 역대급 영업이익 앞에서 자율과 협력의 원칙에 입각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대립했다. 노조는 성과급이 자신들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요구라고 주장하고, 사측은 향후 투자 여력을 남겨야 한다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노사 모두 수많은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이나 세제 혜택ㆍ공공 인프라 투자 등 국가적 지원에 대한 책임은 외면했다.
결국 정부의 중재 개입을 초래했고, 국민 여론의 압박을 받았다. 성과급 배분 비율을 두고 어느 정도의 보상은 필요하겠지만, 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했다는 비판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성과급 차등 배분을 둘러싼 회사 구성원들 간 내부 갈등도 다시 점화할 수 있는 불씨로 남았다.
![전방위적인 대화 압력에 노사가 막판 합의를 이뤘지만, 삼성전자라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신뢰도는 크게 흔들렸다.[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3/thescoop1/20260523131927048kvld.jpg)
회사의 경영 판단 영역인 성과급까지 미리 요구하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 돈잔치하는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00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메모리 사업부 임직원은 최대 6억원(세전ㆍ연봉 1억원 기준)의 성과급을, 적자가 예상되는 비메모리 사업부도 1억6000만원의 성과급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양도금지조건부주식(RSU)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보상이 지속되므로 인재의 유지와 신규 확보에 유리하다. 이례적 산업 호황으로 인한 초과 이익을 개별 기업 내 이익 배분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 통합과 미래 투자를 위한 사회적 공유 방안을 공론화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양재찬 더스쿠프 편집인
jayang@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