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이 가져다 준 행운이라니… 레전드도 주목한 구위, 110순위 기적 시작됐다

김태우 기자 2026. 5. 23. 13: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팔꿈치 수술과 군 복무를 거쳐 올해 프로에서 첫 정상 시즌을 맞이하는 우완 변건우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고교 시절 꽤 잘 던지던 투수였지만, 정작 프로 지명은 110번째, 마지막 순번에서 불렸다. 극적인 프로 지명이었다. 합류 후 2군 코칭스태프들의 호평을 한몸에 모았다. “공을 사납게 던진다”, “추후 마무리감이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프로에 입단한 이상 지명 순번은 더 이상 이슈가 아니었다. 110번 선수가 10번 선수보다 먼저 1군에 갈 수 있는 게 프로 세계다. 하지만 그때 팔꿈치에 이슈가 터졌다. 수술을 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고, 수술대에 올랐다. 기구한 스토리의 주인공인 변건우(21·SSG)는 “고등학교 때 아파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만해졌다고 해야 하나. 나는 무쇠팔 이런 느낌으로 부상 없이 던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정작 관리에 소홀했었다”고 담담하게 돌아봤다.

그때 프로 경력을 바꾼 인생의 결정을 했을지 모른다. 변건우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기초 재활이 끝난 뒤인 2024년 중반 입대를 결정한다. 상무는 꿈도 못 꿨고,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입대 루트를 택했다. 그렇게 39사단 신병 교육대대에서 복무를 시작했다. 훈련병들이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이곳에서, 야구 경력에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을 만날 줄은 몰랐다.

변건우는 “바쁠 때는 엄청 바빴는데 안 바쁠 때는 하루 종일 운동을 할 수도 있었다”면서 “군대에서 할 게 없으니 웨이트트레이닝만 했는데 군 선임 중에 크로스핏 코치를 하시는 분이 계셨다. 선임한테 잡혀서 매일 죽도록 했다”고 웃어 보였다. SSG팬도 아닌, 다른 구단 팬이었던 그 선임은 변건우가 야구 선수라는 것을 알고 독하게 훈련을 시켰다. 단순히 같이 운동을 하는 파트너가 아닌, 마치 제자를 가르치는 마음으로 운동을 시켰다. 무게를 내려놓으려고 하면 뒤에서 잡는 선임이었다.

▲ 강화를 지키는 SSG의 레전드 투수 코치들은 변건우의 구위가 1군에서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기 시작했다ⓒSSG랜더스

어떻게 보면 돈을 내고 해야 할 수업을 공짜로 받은 변건우는 군 복무 기간 중 체중도 늘고, 근육량도 늘어서 왔다. 변건우는 “웨이트 중량도 늘었고, 처음에 입단했을 때는 몸무게가 78㎏ 정도였는데 지금은 84~85㎏ 정도가 나온다. 근육량도 가기 전보다 2㎏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군 복무를 하는 기간 동안 자연스럽게 팔꿈치는 완벽하게 회복됐다. 그 선임이 제대를 하고 떠났을 때, 후임으로는 충암고 출신으로 친구인 조현민(NC)이 들어와 프로 선수끼리 캐치볼을 할 수 있는 행운도 얻었다.

그렇게 2026년 1월 22일 전역증을 받았고, 단 하루도 사회와 어울리지 않고 1월 22일 바로 강화SSG퓨처스필드에 입소했다. 앞서 나가는 선수들을 따라잡으려면 쉴 시간이 없었다. 변건우는 “쉬고 싶은 마음도 있기는 했는데 오히려 빨리 합류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해이해지기 전에 바로 딱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이미 몸이 만들어진 선수들과 경쟁을 하려면 버거웠는데 또 비슷한 시기 전역에 강화에 들어온 류현곤 윤성보와 같이 훈련을 할 수 있어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 수 있었다. 변건우는 “코치님들이 전우조라고 부르신다”고 웃어 보였다.

어쩌면 남들은 팔꿈치 수술 재활에만 1년에서 2년을 보낸다. 하지만 변건우는 팔꿈치 재활 기간 중 너무 많은 것을 해냈다. 군 문제도 해결했고, 몸도 좋아졌다. 변건우는 “친구들은 이제 막 (군에) 가기 시작하는데 나는 전역해서 너무 좋다. 그 당시는 많이 속상했는데 군대도 빨리 해결하고 또 어차피 터질 팔꿈치면 빨리 새 인대로 바꾼 것이어서 더 좋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입대 이후 지금까지의 과정을 “운이 좋았다”고 웃어 보였다. 의욕적으로 시즌 준비를 한 결과 이제 육성군에서 퓨처스팀(2군)으로 합류해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선다.

▲ 제대 후 곧바로 강화 시설로 입소해 체계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변건우는 이제 2군에 합류해 본격적인 실전 피칭에 나선다 ⓒSSG랜더스

레전드 출신인 봉중근 퓨처스팀 투수 코치도 변건우의 구위에 두 눈을 반짝인다. 봉 코치는 “공의 힘이라든지 구위가 좋다. 아직 경기를 하는 것을 못 보고 라이브 피칭만 보고 그래서 자신 있게 말은 못 하지만, 그동안 불펜이나 라이브를 봤을 때는 충분히 1군 타자들에게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관심을 드러냈다.

현재 최고 구속은 시속 150㎞까지 나왔다. 아직 100% 힘이 아닌데도 그렇다. 변건우는 “고등학교 때보다 구속이 더 올랐다”면서 “최고 구속보다 더 고무적인 것은 최저 구속도 147㎞라는 것”이라고 했다. 구속의 저점이 오른 것에 오히려 더 만족하는 양상이다. 다만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어려운 시기는 다 털어낸 만큼, 이제는 앞만 보고 차분하게 달려 나가겠다는 의지다.

변건우는 “마운드에서 초구부터 과감하게 들어가는 그런 공격적인 피칭을 하고 싶다. 그리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는데 변화구가 아직 디테일하지 않다. 존 바깥으로 가는 공들이 많아서 변화구들의 제구도 완성시키고 싶다”면서 “수비 훈련을 원래 잘 못했다. 지금도 수비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고대했다. 110번 선수의 기적이 바닥부터 꿈틀대고 있다.

▲ 시련의 2년이 될 수도 있었던 시기를 기회의 2년으로 만들어 내며 기대를 모으는 변건우 ⓒSSG랜더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