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둘 중 하나 죽는다”…생존해도 시력·청력 손실 위험 ‘바이러스’ 정체는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6. 5. 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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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콩코·우간다 등 최소 139명 사망
과거 단 두차례만 발병 사례 기록돼
치료제·백신 없어 감염 시 치명적
고열·근육통 등 초기증상 독감과 유사
심한 설사·구토, 출혈 증상도 나타나
우간다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한 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옮기는 모습. AFP연합뉴스
백신이나 치료제가 듣지 않는 희귀 변종 에볼라 바이러스로 세계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민주콩고 북동부 지역과 인접국 우간다를 강타한 이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단 두 차례만 보고된 희귀 변종 ‘분디부교(Bundibugyo) 바이러스’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기준 민주콩고(DRC) 북동부 이투리(Ituri)주와 인접국 우간다를 강타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최소 139명이 사망하고, 600명 이상의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WHO는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이번 아프리카 에볼라 사태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전격 선포했다.

부디분교 바이러스는 2007년 처음 확인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견되는 6종의 에볼라 바이러스 가운데 하나다. 이 6종 가운데 4종이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생박쥐의 일종인 과일박쥐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로 연구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출처=서울대병원
부디분교 바이러스종은 지금까지 단 두 차례만 공식적으로 발병이 기록됐다. 발병 자체가 흔치 않기 때문에 의료진이 연구할 기회도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바이러스 확산에 세계 보건당국의 긴장감이가 더 커지고 있다.

부디분교 바이러스는 다른 에볼라 종과 마찬가지로 감염자의 체액(혈액, 구토물, 침 등)과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다만 공기 중 떠다니는 입자를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는다. 감염된 체액이 눈·코·입과 같은 점막이나 피부 상처를 통해 몸 안으로 직접 들어와야 한다. 바이러스는 특히 의료 환경에서 자주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다른 에볼라 유형과 흡사하다. 초기엔 고열, 심한 두통, 피로감, 근육통, 인후통 등이 있다. 이는 심한 독감 또는 말라리아와 유사해 에볼라를 신속하게 진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며칠 후엔 심한 설사와 구토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잇몸이나 코에서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면 일부 환자는 예민해지거나 혼란 상태를 보일 수 있다. 바이러스 노출 뒤 평균 일주일 후 증상이 나타나지만, 빠르면 2일, 늦으면 21일 뒤에도 나타날 수 있다.

WHO는 과거 두 차례 부디분교 발병에서 감염자의 약 30~50%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연구해온 아메시 아달자 존스홉킨스대 박사는 “다른 에볼라 종과 비교해 치사율이 높은 건 아니지만, 발병 사례가 적기 때문에 이번에도 치사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볼라 생존자들은 치료 뒤에도 장기적인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여기엔 시력·청력 손실, 만성 관절통, 피로감, 신경학 문제 등이 포함된다.

이번 바이러스가 더 치명적인 이유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볼라 중 지금까지 가장 많이 발생한 ‘자이르’형은 백신과 치료제가 나왔지만, 부디분교 바이러스는 발병 사례 자체가 적어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의료진은 환자에게 수액, 산소, 증상 완화 등의 약물을 제공해 환자의 몸이 스스로 면역체계를 통해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도록 치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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