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인류 역사 최대 로켓 쐈다…몸값 2500조 IPO 앞 실력 과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로켓인 차세대 ‘스타십(Starship) V3’의 시험비행에서 핵심 임무를 완수했다. 이 회사는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번 성공으로 스페이스X는 상장 전 “우주 비즈니스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시장에 강렬하게 입증해 보였다.
2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생중계 영상에 따르면, 이전 11차례의 시험비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면 재설계된 차세대 모델 ‘V3’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텍사스주 보카치카의 ‘스타베이스’에서 힘차게 솟구쳤다.
V3 스타십은 지구 준궤도 진입에 성공한 뒤, 탑재된 모형 위성 22기를 안전하게 궤도에 사출했다. 비행 중 우주 공간에서의 전 과정은 실시간 영상으로 지상에 안정적으로 전송됐다. 이어 임무를 마친 본체 기체는 약 1시간 뒤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 인도양 해상의 목표 지점에 정확히 도달했다. 이후 계획대로 기체를 수직으로 세우는 고난도 기동(Flip Maneuver)을 거쳐 성공적으로 비행을 종료했다.
일부 기술적 결함도 노출했지만 임기응변도 돋보였다. 스타십 본체 엔진 6개 중 1개가 점화되지 않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으나, 스페이스X는 소프트웨어 제어를 통해 나머지 엔진의 가동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임무를 만회했다.
다만, 완벽한 성공은 아니었다. 1단 추진체인 ‘슈퍼 헤비’(Super Heavy) 로켓은 성공적으로 분리돼 하강했으나, 부스터 엔진이 충분히 점화하지 않았다. 이에 바다 위에 수직으로 서서 내리는 ‘제어 착수’에 실패하고 멕시코만에 추락했다. 전날(21일)에는 발사탑 기계 팔의 결함으로 발사가 하루 연기되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번 시험비행 성공은 스페이스X의 상장 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릴 핵심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정식 상장 신고서(S-1)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IPO 카운트다운을 알렸다.
스페이스X가 제시한 목표 시가총액은 무려 1조7500억 달러(약 2450조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다. 공모를 통해 조달하려는 자금만 해도 최대 750억달러(약 105조원) 규모로, 지난 2020년 사우디 아람코가 세운 역대 최대 조달 기록(290억달러)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시장에서는 이번 V3의 성공적인 준궤도 비행 및 위성 사출이 오는 6월 4일 시작될 투자자 로드쇼에서 막강한 흥행 무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스페이스X는 머스크의 생일과 미국 독립 250주년 등이 맞물리는 6월 12일 전후로 나스닥(Ticker: SPCX)에 전격 상장할 계획이다. 나스닥이 초대형 기업을 위해 지수 편입 기준을 ‘상장 후 15거래일’로 완화함에 따라, 상장 직후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무차별적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의 공모와 로켓 성공으로 기세를 올리자, 전통의 라이벌이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끄는 블루오리진(Blue Origin)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블루오리진이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 위치한 ‘로켓 파크’ 캠퍼스를 확장하기 위해 6억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대형 제조 시설을 신설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페이스X가 IPO를 통해 대규모 자본을 확충하고 스타십 상용화에 속도를 내자, 블루오리진 역시 양산 체제를 긴급히 확대해 거대 우주 인프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V3 성공과 상장 신고서 제출, 그리고 블루오리진의 전면적인 증설 투자가 같은 시기에 맞물린 것은 우주 산업이 ‘탐사’의 영역을 넘어 본격적인 ‘돈이 되는 산업이자 인프라 경쟁’으로 전환되었음을 뜻한다”며 “6월 스페이스X의 상장은 글로벌 기술주 지형을 완전히 바꾸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화균 기자 hwak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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