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효재 대표 "美 투자 부담·LFP 공세"...K배터리 위기 진단 [경제일타강사]
권효재 대표는 국내 배터리 산업이 현재 어려움을 겪는 배경으로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정책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첫 번째 전략적 실수로 꼽았다. 그는 지난 14일 머니투데이방송 유튜브 '경제일타강사'에 출연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과의 원가 경쟁에서 밀리자 미국 시장 중심 전략을 택했고, 대규모 현지 투자와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법인(JV) 설립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의 자국 중심 산업 정책이 강화되면서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정책 변화가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미국 사업 부담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권 대표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방식은 달라도 본질은 같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보조금, 트럼프 진영은 관세를 활용할 뿐 결국 제조업을 미국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기업은 결국 한국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 기업만큼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며 "이미 투자해놓은 미국 공장과 국내 공장의 가동률이 동시에 낮아진 것이 현재 배터리 업황 부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기술 전략 측면에서는 삼원계(NCM·NCA) 중심 노선이 두 번째 실수였다고 평가했다. 국내 업체들은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웠지만, 중국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권 대표는 "처음에는 LFP가 기술적으로 뒤처진 선택처럼 보였지만 결국 가성비 앞에서는 장사가 없었다"며 "지금 시장 성장 대부분은 LFP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소비자 인식 변화에 주목했다. 전기차 화재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LFP 배터리에 대한 선호가 커졌고, 중국 업체들은 기술 개선을 통해 약점까지 상당 부분 보완했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이제는 LFP가 미래 주류라는 표현조차 늦었다. 이미 시장의 주류가 됐다"며 "국내 배터리 3사는 전략적·기술적 미스를 만회하기 위해 상당히 버거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유나 기자> 경제일타강사와 함께하는 경제일타해법! 코스피 8000선을 눈앞에 둔 가운데, 국제유가와 중동 리스크가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AI 시대, 에너지 패권 경쟁과 지금 주목해야 할 핵심 변수까지 권효재 대표님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대표님, 어서오세요~
권효재 대표> 안녕하세요
이유나> 대표님. 일단 최근 미국과 이란의 협상 교착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는데요. 중동 사태와 유가 흐름 좀 어떻게 예상하고 계실까요?
권효재> 네. 이란 전쟁이 하루빨리 종결이 돼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재개가 되기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고요. 시장에서는 애널리스트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게 현재 호르무즈가 막혀 가지고 유가가 오른 상태고 그 이유는 지금 한 1300만 배럴 정도 석유가 못 나오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1억 배럴 정도 쓰니까 12~13% 되는 양이죠. 근데 우리가 그동안 재고나 비축 때문에 당장 눈에 띄는 물리적인 쇼티지는 없는 거지만 6월 말 넘어가고 7월 정도 되면 이제 물리적인 압박을 받을 거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하루에 거의 전 세계가 비축해 놓은 물량을 계속 소진하고 있는 상태니까요.
그래서 저는 5월 말에서 6월 초에는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져 가지고 호르무즈 해협의 어떤 전쟁 전 대비 적어도 절반 이상의 통행량이 회복이 돼야만 유가는 적어도 여름 이후에 다시 떨어져서 80달러 정도 수준까지는 갈 거 같은데, 관건은 이제 남은 시간이 한 달 정도인데 그 안에 만약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유가는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다시. 그러면 전체적으로 전 세계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유나> 투자자 입장에서 HD현대중공업이나 한화오션 같은 대형 조선사와 가스터빈 엔진 등을 만드는 기자재 업체 중에서 어느 쪽을 눈여겨보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실까요?
권효재> 제가 볼 때는 차이를 둘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개별 종목으로 어느 회사가 낫냐고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 조선업은 대단히 비슷합니다. 같은 조선 클러스터 안에서 공급받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부품사가 B라는 조선사에만 독점 공급하는 경우는 별로 없고, 조선사들의 수준도 거의 비슷하고 기자재 공급사도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어떤 차이를 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많은 경우에 저는 개인적으로 ETF를 추천드립니다. 오히려 그냥 묶어서 한 덩어리로 보는 게 낫습니다. 왜 그러냐면 안을 깊숙이 보면 인력이 서로 교류를 하고 이동도 합니다. 또 독점적인 관계로 제품을 주고받는 경우는 정말 계열사가 아니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가도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공급처를 또 분산시킵니다. 이게 10년, 20년, 30년 계속되다 보니까 많은 회사들이 다 골고루 협업을 합니다. 그래서 결국 국내 조선업들은 전체적으로 다 수준이 높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유나> 반등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배터리주는 시장에서 다소 소외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시장을 좀 어떻게 보셨을까요?
권효재> 국내 배터리 산업은 지금 사실 참 어려운 시절을 겪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좀 뼈아프게 반성을 해야 될 부분인데, 두 가지 전략적인 실수를 했다고 봅니다.
첫 번째 실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IRA 정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다는 겁니다. 5년 전만 해도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산업 경쟁에서 원가 측면으로 중국이 너무 강하게 나오니까,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보호받을 수 있는 미국 시장에 집중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대미 투자 확대, 미국 자동차 업체들과의 JV 설립 등이 3년 전 굉장한 붐이었고 당시 주가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거나, 사실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던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미국이 패권 경쟁에 지치고 자국 중심 전략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트럼프만의 이슈가 아닙니다. 바이든 때도 형태만 달랐을 뿐 본질은 비슷했습니다. 바이든은 보조금 방식이었고, 트럼프는 관세 방식일 뿐 결국 제조업을 미국 안으로 가져오겠다는 흐름은 같습니다. 저는 이 흐름이 앞으로 수십 년 이어질 거라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우리가 미국 시장에 집중한다고 해도 한국 기업은 어디까지나 한국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 기업만큼의 수혜를 받기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정권과 정책이 바뀌면서 전기차 보조금이 삭감됐고, IRA 기반 보조금 상당 부분도 축소되거나 종료됐습니다. 미국 사업이 한때는 복덩이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큰 부담이 된 상황입니다. 이미 투자해 만든 공장을 돌려야 하는데 미국 공장도, 한국 공장도 가동률이 좋지 않습니다. 이게 현재의 본질입니다.
두 번째는 기술 전략 문제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삼원계 NCM·NCA 배터리를 파우치 형태로 자동차에 넣는 전략을 밀어왔습니다. 기술적으로는 굉장히 뛰어난 전략이었습니다. 같은 부피와 무게에서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원가였습니다.
반면 중국은 특허 문제와 후발주자라는 한계 속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중심으로 갔고, 알루미늄 케이스 기반 전략을 택했습니다. 당시 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고 기술적으로 뒤처진 방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20년 전 국내 기업 일부도 LFP에 투자했다가 “NCM이 훨씬 낫다”며 접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서운 건 결국 가성비입니다. 중국이 가성비를 앞세워 계속 밀어붙이자 시장이 완전히 LFP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삼원계 생산량 자체가 줄어든 건 아니지만, 시장 성장 대부분은 LFP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도 LFP 배터리를 넣은 전기차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더 무서운 건 소비자들이 “LFP가 더 낫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전기차 화재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불거졌는데, 기술적으로 보면 삼원계 파우치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화재에 더 취약하다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반면 중국은 LFP 배터리 화재 문제를 기술 혁신으로 상당 부분 개선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국내 언론에서도 “LFP가 미래 주류”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 이미 주류가 된 상황입니다. 결국 현재 국내 배터리 3사는 전략적 미스와 기술적 미스를 만회하기 위해 굉장히 버거운 경쟁을 하고 있고, 당분간 어려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국내 배터리 3사가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까요? 사실 왕도는 없습니다.
출연: 권효재 대표
진행: 이유나 (산업부 기자)
방송: 머니투데이방송 MTN <경제1타강사>
촬영일: 2026년 5월 14일
풀영상 업로드일: 2026년 5월 23일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이유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