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안보위기 현실화…“美 사드 미사일 절반 소진”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과정에서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해 전체 보유량의 절반에 달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요격 미사일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방공 자원 소진으로 인해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맞서고 있는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들의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는 미 국방부 내부 평가 결과를 인용해 미국이 이스라엘 방어를 위해 200발 이상의 사드 요격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미군이 전 세계에 보유한 전체 사드 미사일 재고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막대한 물량이다.
미군은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 해상에서 100발이 넘는 SM-3(스탠더드 미사일-3) 및 SM-6 요격 미사일을 발사했다. 반면 이스라엘이 자체 방공망인 애로우 요격 미사일과 다비즈 슬링(데이비드 슬링) 요격 미사일을 사용한 규모는 각각 100발, 90발 수준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켈리 그리코 선임연구원은 “충격적인 수치”라며 “이스라엘이 자국의 탄약고를 보존하는 동안 미국이 미사일 방어 임무의 대부분을 떠맡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작전상 타당성이 있었다 하더라도 미국엔 약 200발의 사드 미사일만 남게 됐고, 생산라인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라며 “그 대가를 이란과 전혀 무관한 전장(아시아 등)에서 치르게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WP는 이 같은 미국의 요격 미사일 고갈 사태가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짙은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북한과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확장억제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과 일본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국가로 지목됐다. 실제로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미 정부는 경북 성주 기지에 배치된 주한미군 사드 자산의 일부를 이미 중동으로 반출했거나 반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한반도 안보 공백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내부 파열음도 감지된다. WP는 양국 당국자들이 굳건한 협력과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망 강점을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국방부의 평가는 방위부담의 ‘심각한 불균형’이라는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은 논의 중인 협상안에 불만을 품고 군사작전 재개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탄약 수급에 막대한 부담을 안게 된 미국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의 이 같은 전투 재개 압박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 정부 관계자는 WP에 “이스라엘은 스스로 전쟁을 수행하거나 승리할 능력이 없지만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그들이 무대 뒤편에서 벌어지는 일(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전혀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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