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소리와 울림 사이, 스윙과 샷 사이

방민준 2026. 5. 2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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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칼럼과 관련 없는 참고 이미지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개가 짖는다(bark). 짧고 즉각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밤하늘을 향해 길게 울부짖는 소리(howling)는 다르다. 그것은 신호를 넘어선다. 어딘가의 존재를 부르고, 보이지 않는 세계와 연결된다.



 



새도 마찬가지다. 짧은 지저귐(chat)은 일상의 언어다. 그러나 노래(sing)는 전혀 다른 차원의 행위다. 짝을 부르고, 기쁨을 나누며, 자기 존재를 세상에 펼쳐 보인다.



딱따구리 역시 두 가지 리듬을 산다. 먹이를 찾기 위한 쪼는 행위(peck)는 생존의 기술이다. 그러나 나무를 울리는 drumming은 "나는 여기 있다." "이 숲은 나의 세계다."라는 선언이다.



 



골프에도 이와 닮은 두 층위가 존재한다. 하나는 휘두름이다. 볼을 맞히기 위한 동작으로, 기술과 반복, 계산의 영역이다. 이것만으로도 골프는 가능하다.



그러나 또 하나가 있다. 그것은 샷이다. 샷은 단순한 접촉이 아니다. 의도와 감각, 그리고 어떤 보이지 않는 '울림'이 담긴 행위다. 



 



같은 스윙 궤도, 같은 힘으로 쳤는데도 어떤 공은 살아 있고, 어떤 공은 죽어 있다. 왜 그럴까. 그 차이는 아주 미묘하다. 그러나 결정적이다.



휘두름은 공을 향하지만 샷은 공 너머를 향한다. 휘두름은 결과를 만들지만 샷은 의미를 만든다. 휘두름은 몸이 하지만 샷은 존재가 한다. 



 



우리는 종종 연습장에서 수없이 휘두른다. 수백 번, 수천 번. 그러나 그중 몇 번이 '샷'이었는가. 어떤 순간 생각이 사라지고 몸이 가벼워지며 공이 맞는 것이 아니라, 공이 '떠나는' 느낌이 드는 때가 있다. 그때 비로소 스윙은 howling이 되고, 샷은 singing이 된다. 그리고 클럽은 나무를 울리는 딱따구리처럼 코스를 향해 하나의 리듬을 남긴다.



 



좋은 골퍼는 기술을 쌓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소리를 찾는 사람이다. 어떤 이는 낮고 부드러운 노래를 하고, 어떤 이는 힘차고 명확한 울림을 낸다.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라 진정성이다. 



 



라운드를 돌다 보면 문득 깨닫는 순간이 온다. "나는 지금 공을 치고 있는가, 아니면 나를 표현하고 있는가."



이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 골프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선다. 그것은 비로소 하나의 언어가 되고, 하나의 노래가 된다.



 



오늘의 스윙은 어떠했는가. 단지 짖음이었는가, 아니면 울림이었는가. 단순한 타격이었는가, 아니면 자연스런 스윙으로 탄생한 샷이었는가. 골프는 늘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우리는 샷마다 그 질문에 답하며 살아간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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