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부터 데이터센터까지”…‘토탈 패키지’로 AI 인프라 공략 [그 회사 어때?-현대제철]

권제인 2026. 5. 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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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쌀’ AI 인프라 핵심 강재로 진화
국내 유일 구조재·비구조재 강재 통합 공급
정부 ESS 입찰에 KS 표준 강재 제도화 필요
저온 충격 보증 강종으로 美 ESS 공략
국내 전력망 확충 계획에 송전철탑 수요↑
<그 회사 어때?>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헤럴드경제(당진)=권제인 기자] 현대제철이 인공지능(AI)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데이터센터의 뼈대부터 내부 부속품, 설비까지 모든 강재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철강사로서 ‘토탈 패키지’ 공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제철은 2030년까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데이터센터, 송전철탑을 포함해 AI 전력 인프라 시장의 연간 철강 수요량은 140만톤에 달할 것으로 보고, 관련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방문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1400도에 달하는 쇳물(용선)을 완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항만에서 불어온 바닷바람에 쌀쌀한 날씨였지만, 쇳물을 제강공장까지 옮기는 특수 철도차량 ‘토페도카’에서는 쇳물 열기 탓에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불순물이 제거된 쇳물은 반제품 형태인 ‘슬래브’로 만들어졌다. 1200도로 가열돼 용암처럼 붉어진 슬래브는 굉음을 내는 레일들을 통과하며 얇아져 후판과 열연강판으로 변신했다. 이후 더 큰 굉음을 내는 도금 공정 등을 거친 뒤 냉연강판이 생산됐다.

이곳 당진제철소에서는 AI 차세대 전력 인프라에 사용되는 열연강판, 냉연강판, 철근 등을 생산하고 있다. 부지는 약 912만㎡(276만평)로 여의도 면적의 3배가 넘으며, 현대제철의 조강생산능력인 2400만톤 중 절반가량을 생산한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생산된 강재와 인천, 포항 제철소에서 생산하는 H형강까지 폭넓은 강재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AI 전력 인프라에 필요한 모든 강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차세대 전력 인프라’ 통합 패키지
ESS 인클로저 5.2만톤 수주 목표…韓美 시장 공략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생산되는 냉연강판. ESS 인클로저의 주요 강재로 사용된다.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은 대표적으로 ESS 인클로저(Enclosure)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SS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전력이 필요한 시기에 꺼내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데이터센터에 정전이 발생한 경우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ESS의 컨테이너 및 배터리 모듈 케이스에 해당하는 인클로저에는 열연·냉연·형강 등 다양한 철강 제품이 사용된다. 현대제철은 해당 강재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철강사로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지난해 약 1만500톤의 수주를 확보했다.

대표적으로 북미 현지 기후에 맞춘 ‘저온 충격 보증 강종’을 개발해 초도 공급에 나서고 있다. 저온 충격 보증 강종은 영하 40도까지 견딜 수 있는 강재다. 현대제철은 개발과 한국산업표준(KS) 인증을 완료하고 북미향 인클로저 수주 및 초도 공급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컨테이너 향 강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추후 모듈케이스까지 더욱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는 5만2000톤 이상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 물량 확보에 나선다. 정부가 ESS 중앙시장계약 입찰에 나서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2038년까지 총 40조원 규모의 ESS 발주에 나섰다.

다만, 국내 인클로저 제작 산업 생태계가 부족해 대부분 중국 등 해외에서 제작 후 역수입되고 있어 국내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인창 산업강재수요개발팀 팀장은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 부문 ESS 인클로저도 중국, 베트남 등 해외 공장에서 제작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해외 공장에서는 KS인증을 받지 않은 현지 철강재가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KS 인증 철강재를 사용하도록 제도화해 품질을 안정화하고, 나아가 데이터센터 현장에서도 국내 생산 강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제철은 ‘KS인증 철강재’를 무기로 차세대 전력 인프라 관련 주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창 산업강재수요개발팀 팀장이 29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AI 전력 인프라 ‘토탈 패키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제철 제공]
데이터센터 SCM 구축…AWS·현대차 등 대규모 공급
현대제철 주요 제품/연간 판매 계획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건축용 강재가 손꼽힌다.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 들어가는 강재로는 현재 형강과 철근에 대한 수요가 가장 크다. 현대제철은 데이터센터 건설용 비중이 올해 기준 봉형강 전체 매출의 약 3%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는 약 6%까지 확대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아마존웹서비스(AWS)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 점이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제철은 AWS의 국내 첫 데이터센터에 저탄소제품 인증을 획득한 H형강을 공급하며 건설 시 배출되는 탄소량을 감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AWS와 ‘전략적 프레임워크 협약’을 체결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에도 탄소저감 철강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데이터센터 토탈 패키지 제공을 위해 제작사 및 공급망 관리(SCM) 구축도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구조재와 비구조재 모두를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철강사로서의 장점을 살린 것이다.

김인창 팀장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철근, 형강, 후판, 파이프 등 구조재부터 데크플레이트, 서버랙, ESS 인클로저 등 비구조재까지 SCM을 토탈 패키지로 구축했다”며 “데이터센터 건설 경험이 적은 건설사들도 한 번에 강재를 공급받을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철강사가 원자재 수준의 강재를 공급해 왔다면, 데이터센터 향으로는 1차, 2차 가공을 거쳐 건설사에게 납품을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자재 비용을 관리하기 위해 철근뿐만 아니라 형강, 후판, 강판 등을 직접 관리함에 따라 토탈 패키지 영업이 강점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건설하는 5조800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에도 자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해당 AI 데이터센터는 단계적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급 초대형 연산 능력을 갖추고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 개발, 스마트 팩토리 구현 등에 필요한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 및 저장하게 된다.

현대제철이 인천, 포항 제철소에서 생산하는 H형강. 데이터센터 건설에 주요 자재로 사용된다. [현대제철 제공]
한전 송전선로 확충 수혜…앵글 철탑 수요 8.5만톤 확대

송전철탑 시장에서는 국내 전력망 확충 계획에 맞춰 철탑용 앵글(ㄱ형강)을 중심으로 공급 기반을 확대한다. 한국전력은 데이터센터, 반도체 생산단지 등에 전력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38년까지 송전선로, 변전소 등 전국 전력망을 대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전은 2038년 송전선로는 2023년 대비 71.9% 증가한 6만1183C-㎞(서킷킬로미터)로 확충한다. 송전철탑은 송전선로를 확대하기 위해 고압 송전선을 공중에 안전하게 매달아 두는 지지 구조물 역할을 한다.

국가 송전선로 확충계획에 따른 전체 철탑용 소요 자재는 2025년 3만톤 수준에서, 2026년 4만1000톤, 2030년에는 10만6000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특히 산형강(앵글) 철탑 수요는 2025년 2만4000톤에서 2028년 8만5000톤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산형강 철탑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한전,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과 지난해 ‘국가 전력망 적기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제철은 ▷송전철탑 제작에 필요한 산업용 강재의 안정적 생산·공급 ▷미래 에너지 수요에 기반한 전력망 건설계획 정보 공유 체계 구축 ▷국가 전력망 대규모 확충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송전철탑 개발 협력 등을 한전과 함께 추진하게 된다.

향후에는 산형강 철탑 중심의 공급 확대와 함께 강관철탑, 관형주철탑 분야로의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특정 제품 판매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송전철탑 시장 전반에서 고객 수요에 맞는 다양한 강재 설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나갈 방침이다.

현대제철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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