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영주권 신청, 더 까다로워진다… “본국으로 돌아가서 하라”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6. 5.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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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소요… 최악의 경우 못 돌아올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뉴욕의 한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 정부가 앞으로 미국 영주권을 받으려면 본국에서만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신분 조정을 통해 미국에 체류하면서 영주권 절차를 밟을 수 있었던 기존 규정은 특별한 경우에만 허용될 예정인데, 영주권을 신청하러 고국으로 돌아갔다가 장기간 대기하거나 아예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학생·관광 비자를 받아 단기간 미국에 체류하다 결혼, 취업 등을 통해 신분을 조정해 계속 체류하려는 이들을 겨냥한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엔 전문직 비자인 H-1B 신청 수수료를 10만 달러(약 1억5000만원)로 인상해 문턱을 높였다.

미 이민국(USCIS)은 22일 외국인이 미국 영주권을 신청할 때 미국 밖에서 신청하도록 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고국의 미 영사관을 거쳐야 하는데,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신청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만 허용하기로 했다. 잭 칼러 USCIS 대변인은 “학생, 임시 근로자, 여행객 등 비(非)이민 비자 소지자들은 단기간 특정한 목적으로 미국을 찾는 것이고 우리 시스템은 미국 방문이 끝나면 떠나는 것으로 설계됐다”며 “그들의 미국 방문이 영주권 절차의 첫걸음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USCIS가 제한된 자원을 범죄 피해자에 대한 비자 발급, 귀화 신청 같은 다른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선 연간 100만건 이상의 영주권이 발급되는데 절반 이상이 이미 신분 조정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상태에서 영주권을 신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칼러는 “이제부터 미국에 임시 체류하는 외국인이 영주권을 얻으려면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본국에 돌아가 신청을 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체류가 거부된 이후에도 미국에 불법 체류하는 이들을 찾아내 추방할 필요가 줄어들 것이라 부연했다. 이미 주요국 미 영사관 적체가 심한 만큼 영주권 신청을 본국에서 하게 될 경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배우자나 자녀가 있어서 영주권을 신청하는 경우 상당 기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고, 최악의 경우 영주권을 신청하러 미국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할 수 있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정부의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에 대한 적법성을 가려 이르면 다음 달 판결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결과가 선호한 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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