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반도체 클러스터 지켜라” 용인시장 선거 최대 쟁점 부상한 ‘K-반도체’
지난 21일 방문한 용인시장과 명지대 일대 거리에는 곳곳에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결사 반대’ ‘반도체 클러스터 차질 없는 추진 강력히 요구’ 같은 현수막이 보였다.

경기도 용인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도 용인에 조성 중이다. 그런데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론이 나오자 지역 민심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였다. 국민의힘 소속의 전직 시장인 이상일 후보를 뽑아야 할지, 여당이 내세운 현근택 후보를 뽑아야 할 지 어느 쪽이 지역 경제에 유리할 지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여론조사 결과도 아직 팽팽하다. 중부일보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 데일리리서치가 지난 17~18일 용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근택 후보 46.7%, 이상일 후보 43.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3.0%p로 오차범위(±4.4%p)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용인전통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김모(63·여)씨는 “반도체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용인도 이천처럼 지역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경기 이천시의 2025년 세금 수입은 6182억원으로 2024년(3111억원) 대비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김씨는 “하루빨리 인프라 공사를 끝내고 공장을 돌려야 이전설이 쏙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 반찬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75·여)씨도 “자꾸 전라도랑 새만금으로 반도체 공장을 이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며 “용인 시민들이 반도체 공장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년 동안 이상일 시장은 반도체 공장뿐만 아니라 용인 경전철 빚도 다 갚았다”며 “일 잘하는 이상일 후보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반면 기흥역에서 만난 시민들은 현근택 민주당 후보가 내세우는 ‘힘 있는 여당 시장’ 전략에 고개를 끄덕였다. 기흥역 앞에서 식당을 하는 구모(50·남)씨는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1년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정책이 시작될 것”이라며 “현 후보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강력한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후보가 오랜 문제였던 용인 경전철 주민 소송을 담당했던 변호사였다는 점도 좋게 작용하고 있다. 명지대 앞 상가에서 만난 박모(41·여)씨는 “용인 사람과 제주 사람 간의 승부라는 프레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며 “10년 넘게 용인 경전철 주민 소송을 주도했고 승리를 가져온 것이 현근택 후보”라고 말했다.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를 넘어 이재명 정부에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용인대 앞에서 만난 전모(40·남)씨는 “어떤 후보가 되더라도 다음 선거를 위해 반도체 클러스터는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씨는 “이번 지방선거까지 민주당이 승리하면 이재명 정부가 폭주할 때 브레이크가 없어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4.6%, 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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