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BIO] 한타·에볼라에 '팬데믹 시즌2' 위기감 커지나
※ [문형민의 알아BIO]는 제약·바이오·의료 이슈를 취재해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승객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3/newsy/20260523060148204isws.jpg)
코로나19의 악몽이 채 가시기 전에 전 세계가 다시 한 번 미지의 감염병 공포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최근 대서양을 항해하던 대형 크루즈선에서 한타바이러스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며 국제사회를 긴장시켰죠.
이와 동시에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 등지에서는 에볼라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며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두 감염병 모두 현재 인류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범용 백신이나 치료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공포를 키우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팬데믹 시즌2'가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 방역당국은 전파 경로와 방역 체계를 고려할 때 두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인들의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과, 해외 여행객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감염병 유입의 위험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이번 [문형민의 알아BIO]에서는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타바이러스와 에볼라 바이러스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한타바이러스 옮기는 쥐 송진원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한타바이러스를 발견한 울릉도 울도땃쥐.[고려대 의대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3/newsy/20260523060148364rjxg.jpg)
◇ 쥐 통해 전파되는 한타바이러스…한탄강서 첫 보고?
미국 현지시간 18일 콜로라도주에서 성인 1명이 사망했습니다.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됐기 때문인데요.
현지 보건당국은 해당 사례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네덜란드 국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 중입니다.
앞서 남대서양을 항해하던 MV 혼디우스호에서는 한타바이러스의 일종인 안데스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감염자는 최소 8명 수준이며 이 가운데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승객들은 승선 전 아르헨티나 지역을 여행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타바이러스는 쥐, 들쥐 등 설치류의 침과 소변, 배설물 등을 통해 전파됩니다.
주로 설치류 배설물이 건조된 뒤 부서지며 공기 중에 확산한 바이러스를 인간이 흡입하는 방식으로 감염됩니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근육통, 두통, 오한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후 급격한 호흡곤란과 폐부종, 심장 기능 저하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치명률은 20~35%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승인된 특이 치료제나 백신은 없는 상태입니다.
한편, 지난 1976년 고려대학교 이호왕 박사가 한탄강 인근에 사는 동물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세계 최초로 원인균을 찾아낸 뒤 '한탄바이러스'라고 붙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세계보건기구 등에서 '한타'바이러스로 바꿨는데요.
이번에 문제가 된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은 한타바이러스 일종인 '안데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병하며 '긴꼬리쌀쥐'라는 종이 매개하는데요.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없는 종입니다.
한탄바이러스에 감염될 때 발생하는 신증후군출혈열은 '등줄쥐'나 '집쥐'로 다른 쥐가 매개합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우간다 의사들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3/newsy/20260523060148565aetb.jpg)
◇ 사망자만 벌써 139명…변종 에볼라 강타한 아프리카
WHO는 현지시간 20일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 감염 추정 사례는 약 600건, 사망자는 139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5일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표한 의심 환자 246명, 사망자 65명과 비교하면 모두 두 배 이상이 된 셈입니다.
확진자는 51명에 그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진단 장비 부족 등을 감안할 때 실제 감염 규모가 훨씬 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유행 중인 바이러스는 치사율 30~50%에 달하는 ‘분디부조’ 변종인데요.
과일박쥐가 숙주로 추정되며, 감염된 사람의 혈액, 분비물, 기타 체액 등을 통한 접촉으로 사람 사이에서도 전파된다고 합니다.
감염된 사람은 눈·코·입이나 장기에서 출혈이 생기고 고열·오한·멀미·근육통 증상을 보이다가 최악의 경우 뇌출혈 등으로 쓰러질 수 있습니다.
해당 변종은 과거 대규모 유행 때 일부 효과를 보였던 백신·치료제가 통하지 않아 현재 의심 환자 격리와 접촉 차단, 대증 요법 외에는 뚜렷한 대응 수단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사태가 과거 수차례 있었던 ‘에볼라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에볼라는 1976년 민주콩고 북부 에볼라강 유역에서 처음 발견된 뒤 주기적으로 창궐해 1995·2000·2007·2014년 등 대유행으로 세계를 공포에 빠뜨렸고요.
이번 발병은 1976년 이후 민주콩고에서 발생한 17번째 사태로 알려졌습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뻐하는 콩고민주공화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3/newsy/20260523060148718mmdq.jpg)
◇ 월드컵이 확산 변수되나…“국내로 번질 가능성은 낮아”
문제는 다음 달 11일부터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3개국 16개 도시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개최된다는 점입니다.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이동이 불가피한 월드컵을 계기로 한타바이러스와 에볼라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확산될 우려가 높아진 건데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에볼라와 한타바이러스 사태를 두고 "두 가지 감염병 발발은 우리가 마주한 불안정한 세계의 가장 최신 위기일 뿐"이라고 말하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WHO와 세계은행이 국제 보건 위기 대응을 위해 2018년 공동 설립한 전문가 그룹인 글로벌준비태세감시위원회(GPMB)는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가 또 다른 팬데믹을 대비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는데요.
GPMB는 두 감염병의 전파 속도와 규모가 매우 우려스럽고 기후 위기,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분쟁, 각국의 이기주의가 감염병 사태에 대한 국제 공조를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직 두 감염병의 국내 감염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우리 정부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17일 에볼라바이러스 대비를 위한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대책반을 구성했습니다.
또 19일에는 콩고민주공화국, 이웃 우간다와 남수단 등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했고 에티오피아와 르완다 등도 추가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국가를 방문하거나 체류한 입국자는 검역정보 사전 입력 시스템(Q-CODE) 등을 통해 건강 상태 등을 반드시 신고해야 합니다.
특히, 한타바이러스에 대해 송진원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쥐 배설물이 공기 중에 떠 있을 가능성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오랫동안 환기가 되지 않은 창고나 별장, 지하 공간에 들어갈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문과 창문을 먼저 열어 충분히 환기한 뒤 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에볼라바이러스 혹은 한타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다 해도 확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요 발생국에 비해 보건의료 인프라와 인력이 풍부한 만큼 항체 치료제 등을 통해 증증화를 최대한 막아 치명률을 낮출 수 있다는 건데요.
장의진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특히 에볼라 바이러스는 체액이나 혈액 등 접촉 전파로 퍼지기 때문에 전파 속도가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처럼 빠르지 않고, 질병청과 국립 검역소에서 입국 환자나 의심 환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기 때문에 국내 전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입이 된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유행 지역과는 다르게 중환자실 치료 및 격리 시설이 잘 돼 있어 너무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R&D (PG)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3/newsy/20260523060148872lwnp.jpg)
◇ “에볼라 백신 개발에만 최대 9개월”…K-바이오도 속도
변종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자 각국에선 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제약사 모더나, 국제에이즈백신계획(IAVI) 등이 초기 단계 후보 물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단계로 가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백신 개발을 완료하려면 최대 9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생물통계학자인 에이드리언 에스터먼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 교수는 "에볼라 변이용 백신 연구는 아직 전임상 단계"라며 "범 에볼라 백신 개발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사용 가능한 후보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바이오업계에서는 에볼라바이러스보다 한타바이러스 대응 기술과 치료제 개발 역량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전문기업 셀레믹스는 한타바이러스 분석이 가능한 NGS 기반 패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셀레믹스는 감염병 연구기관과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패널 개발부터 염기서열 분석, 데이터 해석까지 제공하고 있으며 해외 유입 감염병과 신·변종 병원체 감시 체계 고도화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제프티'를 활용한 대응 가능성을 제시는데요.
현대바이오는 제프티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가 논문 등을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와 한타바이러스에 대한 억제 가능성이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배병준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범용 항바이러스제는 복합적인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긴급 현장에 신속히 공급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습니다.
국산 차세대 백신 플랫폼을 보유한 아이진은 정부와 함께 '한타바이러스 mRNA 예방백신‘ 후보물질 도출에 착수했습니다.
#한타바이러스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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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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