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 강조하는 정부…창업 마중물 AC 규제는 여전
대표 AC들 규제 피해 VC, PE로 전환
벤처투자 늘어도 초기 스타트업 투자 위축

AC가 초기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전담한다는 점에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22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AC 펀드는 '초기 투자 의무비율'을 준수해야 한다. 투자금의 40% 이상을 설립 3년 이내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해당 규정을 어길 시 모태펀드 참여 제한된다. 반복적으로 투자 의무를 지키지 못하면 AC 면허가 박탈된다.
해당 규정은 AC가 초기 투자한 스타트업에 후속 투자를 제한한다. 지난해 AC 업계 1위로 평가받는 씨엔티는 104개 스타트업에 125건 투자를 집행했다. 금액 규모는 234억원 가량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투자한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를 유치할 때 추가 투자금이 수십억원만 돼도 초기 투자 비율 40% 조건을 위협할 수 있다. 설사 기준을 지키더라도 다른 스타트업에 추가 투자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후속 투자 제한은 AC들의 수익 극대화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한 초기 스타트업을 기업가치 70억원으로 책정하고 4억8000만원을 최초 투자할 때 지분은 약 6.9%다. 이후 투자 라운드서 300억원을 유치할 경우 불참하면 지분율은 3%로 낮아진다. 이대로 스타트업이 2000억원 기업가치로 상장하면 회수금은 6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300억원 투자 유치 당시 20억원만 투자해도 상장 과정서 138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도 후속 투자 제한으로 초기 투자한 AC가 추가 투자 라운드서 빠지면 시장서 불안 요인으로 평가한다는 불만이다.
한 AC 관계자는 "창업자들이 초기에는 적극적으로 지원하던 투자사가 성장 단계에서 후속 투자를 안 하면 시장 신뢰를 잃는다고 말한다"며 "기존 투자자 불참 배경을 IR 과정에서 신규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 부담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AC 규제로 초기 투자 활동이 위축된 상황은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벤처투자금액은 13조6244억원으로 지난 2022년에 비해 9.3% 증가했다.
반면 3년 이내 초기기업 투자금액은 2022년 7조6422억원에서 지난해 6조2088억원으로 18.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 비중도 61.3%에서 45.6%로 25.6%p 급감했다.
최근 대표 AC들이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면허를 취득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맞닿아 있다. 지난달 25일 AC 와이앤아처는 아일럼인베스트와 결합해 와이앤아처 그룹을 출범했다. 기존 AC 역할서 VC, PE 까지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퓨처플레이도 AC 업무를 축소하고 VC와 PE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했다.
초기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법안 개정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법안은 초기창업기업 정의를 신설했다. 초기창업기업은 사업 개시 날로부터 5년 이내 투자 유치 이력이 없는 창업기업이라고 범주를 정했다. AC가 투자한 초기창업기업에 후속 투자할 경우도 창업 5년 이내로 명기했다. 이는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기간이 확대됐다. 중기부도 스타트업에 안정적 투자자금 공급 차원에서 해당 개정안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다만 제도 개정 움직임에도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AC 관계자는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해도 좋은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하고 육성해 투자금을 회수하기에는 짧은 시간"이라며 "초기 투자가 시장에서 외면돼 AC가 생긴 것인데 현재 제도에서는 수익성이 없어 많은 AC들이 VC나 PE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