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잘하니까 도와줘야쥬” vs “한쪽에 몰아줘서야 되겠슈”

공주·부여/이해인 기자 2026. 5. 2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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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된 충남 르포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박수현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21일 오후 대전MBC에서 열린 TV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 잘 몰라유. 투표장 가봐야 알쥬.”

6.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1일 충남 천안, 아산, 공주, 부여에서 만난 시민 상당수는 충남지사로 누구를 뽑을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공주산성시장에서 옷 가게를 하는 김정자(79)씨는 “다 그놈이 그놈이유”라며 “여기 한번 보면 시장에 사람이 하나도 없슈. 경기 잘 살릴 수 있을 만한 후보로 뽑을겨”라고 했다. 충남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현역 지사인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실제 지역에선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이 많았다. “조금 더 고민해보고 여(與)든 야(野)든 잘 먹고 잘살게 해주는 쪽에 투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표 의향이 있는 시민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나뉘었다. 이재명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쪽과 정권 견제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갈렸다.

천안 불당신도시에 거주하는 이지연(35)씨는 “대통령이 일 잘하지 않느냐. 민주당 쪽에 마음이 간다”고 했다. 같은 지역에서 전자 부품 제조업에 종사하는 이정한(49)씨도 “박수현 후보가 대통령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천안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고선주(59)씨는 “원래 보수 성향이지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워낙 못해서”라고 했다. 공주대에서 만난 직장인 최모(28)씨도 “그래도 박수현 후보가 공주 사람이니 아무래도 좀 더 많이 챙겨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반면 공주산성시장에서 만난 시민 이모(68)씨는 “대통령이 잘허기는 혀. 근디 한 쪽이 다 해먹는 건 안되는 거 아니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수현이가 이 지역구 의원이긴 하지만 균형을 위해서라도 이번엔 김태흠 지사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부여에서 만난 상인 최모(44)씨도 “대부분의 지역이 다 민주당으로 넘어가게 된 마당에 아무리 미워도 국민의힘을 찍겠다”고 했다. 천안 동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강은철(61)씨는 “정부에서 민생 지원금, 고유가 지원금을 준다고 하는데, 결국 우리 세금 아니냐”며 “보수 후보를 밀어줄 생각”이라고 했다.

충남지사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오전 충남 서산 동부시장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신현종 기자

박, 김 후보 지지율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혼전 양상이다. 선거 초반 박 후보가 두자릿수 격차로 오차범위 밖에서 김 후보를 앞서고 있었지만 최근엔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1,2위를 다투고 있다. 리얼미터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18~19일 진행해 21일 공개한 무선 ARS 조사에서 박 후보는 43.5%, 김 후보는 43.9%였다. 김 후보가 처음으로 오차 범위(±3.5%포인트) 내에서 박 후보를 앞서며 골든크로스를 기록한 조사였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16~20일 진행해 같은 날 공개한 조사(전화 면접)에서는 박 후보 41%, 김 후보 37%였다. 다만 여론조사 상 부동층이 10%대로 잡히면서 전통적인 ‘스윙 보터’인 충남 지역 선거 결과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박수현 후보의 충남지사 출마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공주·부여·청양에선 “누가 출마했는지 모르겠다”는 시민이 많았다. 민주당 김영빈, 국민의힘 윤용근 후보 모두 이곳이 고향이지만 낯설다는 평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엎치락뒤치락하며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이다. 공주대 대학생 정민서(22)씨는 “후보를 잘 모르지만 권위적인 보수당 모습이 싫어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고 했고, 부여 택시 기사 전모(54)씨는 “부여 출신인 국민의힘 윤 후보에게 더 마음이 간다”고 했다. 공주고 출신이라는 박모(60)씨는 “양당 모두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중앙에서 내려꽂았다”며 “무소속으로 나온 공주 출신 김혁종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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