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조원 우크라 재건 사업 한국기업들 지금 바로 오라”

권순완 기자 2026. 5. 2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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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우크라 고위인사들 ALC 참가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들은 20~21일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의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연쇄 세션에 참가해 “한국 기업들이 5880억달러(약 890조원)에 달하는 우크라 재건 시장에 적극 투자해 달라”고 제안했다. 미국·유럽 등 기업들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진출해 현지 기업들과 활발하게 협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사업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지난 20일 ALC 세션에 나선 비탈리 김(오른쪽부터)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주 주지사, 록솔라나 피들라사 우크라 의회 예산위원장, 테타냐 프로콥추크 우크라 주재 미국상의 부회장.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사무국

비탈리 김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주(州) 주지사는 20일 ‘우크라이나 이후의 유럽: 안보, 재건, 성장의 새로운 질서’ 세션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는 2차 세계대전 (복구 사업) 이래 가장 큰 투자 프로젝트”라며 “많은 기업들이 재건에 참여하고 있고, 한국 기업들도 관심 있는 시장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년 덴마크의 풍력 터빈 제조사 베스타스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DTEK와 협력해 114㎿(메가와트) 규모의 풍력 발전 시설을 설치했고, 추가 계약을 통해 그 규모를 약 500㎿로 늘리고 있는 사례 등을 언급했다.

테타냐 프로콥추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우크라이나에서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5880억달러(약 890조원) 재건 시장에서 주택·에너지·운송·상업·농업 등 5개 부문이 약 4000억달러(약 610조원)를 차지한다”며 “자본은 기회를 따라가고, 기회는 규모를 따라간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작년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에너지·물류 기업 육성을 위한 ‘미국·우크라이나 재건 투자 기금(URIF)’을 만들기로 합의하고, 초기 자본금으로 1억5000만달러를 공동 출자했다.

프로콥추크 부회장은 “현지 (미 상공회의소) 회원사 600여곳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원사 61%가 올해 우크라이나에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전쟁으로 현지 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향후 회복세를 낙관적으로 전망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투자는 자선(charity)이 아닌, 분명한 사업(business)”이라고도 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웨스팅하우스(원전), 카길(농업), 마이크로소프트(IT) 등 다양한 분야의 미국 기업들도 우크라이나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이지만, 기본적인 공공 시스템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록솔라나 피들라사 우크라이나 의회 예산위원장은 “정부는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재정적으로도 건전하다”며 “모든 정부 서비스가 신속하게 제공되고 있다”고 했다. 2020년 코로나 위기 때 공공 서비스 디지털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전쟁 발발 이후 주요 관공서를 우크라이나 서부로 이동시킨 덕분에 공공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6·25전쟁의 폐허로부터 고도 성장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모범 케이스’가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스비틀라나 코발추크 우크라이나 얄타유럽전략(YES)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재건과 산업 전환: 한국·우크라이나 전략적 협력’ 세션에서 “한국은 완전히 황폐화된 국가에서 한 세대 만에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 선도국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며 “매우 큰 본보기”라고 했다. 특히 1960년대 한국이 각종 수출 산업단지를 조성한 것이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좋은 참고가 된다고 했다.

방산 분야에서 우크라이나에 투자하는 것이 한국의 군사 기술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비탈리 김 주지사는 “우리는 지금 전장에서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뛰어난 한국 방산 기업과 협력하면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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