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중 효과?… 中, 테슬라 자율주행 승인
‘감독형 자율주행 시스템’ 허용
현대차와 기술격차 더 벌릴 듯

테슬라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완전 자율주행(FSD)’ 서비스를 전격 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13~15일)한 지 일주일 만이다. 중국 당국은 테슬라의 자율 주행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았는데, 양국 정상이 만난 직후 빗장을 푼 것이다. 당시 방중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도 동행했다.

거대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데이터를 쌓게 되면서 샤오미, 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중국 시장 재공략을 노리는 한국 현대차와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테슬라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중국을 포함한 10개 시장에서 감독형 FSD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FSD는 차량이 스스로 차선 변경과 교차로 통과, 신호 대응 등을 수행하는 감독형 자율 주행 시스템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테슬라 차량을 살 때 6만4000위안(약 1430만원)을 추가로 내면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테슬라는 최대 시장 중국에서 고전해 왔다. 중국 당국이 자율 주행을 허용하지 않은 데다, 자체 자율 주행 기술을 탑재한 현지 전기차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 상하이에 기가팩토리를 준공한 2020년에는 테슬라의 현지 시장 점유율이 16%에 달했지만 지난달에는 3% 수준으로 추락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테슬라가 이번 출시를 계기로 복잡한 중국 도로 환경을 빠르게 학습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부쩍 높여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은 주행 정보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상하이에 데이터센터와 함께 ‘AI 훈련센터’를 세워 현지 자율 주행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 학습 등 전 과정을 중국 내에서 소화하는 체계를 갖췄다.
자율주행 후발 주자인 현대차로선 테슬라 FSD의 중국 진출은 달갑잖은 소식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결국 ‘실주행 데이터’ 싸움인데 현대차는 아직 해외는커녕 한국에서도 ‘국가 단위’의 제대로 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중국에서도 자체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지 못하고, 현지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의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현대차·기아가 상용화한 자율주행 기능은 차선을 벗어나지 않은 채 앞차와 일정 간격을 유지하는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ADAS)’ 수준이다. 올해 제네시스 G90 부분 변경 모델에 손을 운전대에서 떼고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레벨 2+’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지만, 성능과 데이터 규모 면에서 테슬라 FSD에 크게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사고 책임 논란, 낮은 사회적 수용성 때문에 자율주행 규제가 까다로워 도심 자율주행이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미국은 100m 달리기를 하고 있는데 한국은 아장아장 걷는 단계”라며 “일반 도로에서도 완전 자율 주행 차량이 달리며 기초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법적 규제가 일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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