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도 달라졌다”…민주당 지지율 급락에 지방선거 변수 커졌다
공천 과정 잡음 따른 민심 이반 현상
선택권 실종 따른 투표율 하락 우려도
야당 "일당 독점 해소할 견제·균형을”
"일반화 섣부르지만 민심 경고 명백"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평가받는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면서, 광주 주요 격전지에서 예상 밖 변수가 등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57.2%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71.5%)보다 14.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흔들리는 텃밭…공천 잡음 등 영향
민주당 지지율 하락 배경에는 호남 지역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잡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남에서는 일부 후보들의 '금권선거' 의혹을 비롯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ARS 투표 오류, 득표율 비공개, 전략공천 논란 등이 잇따르며 이른바 '깜깜이 경선'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당내 경선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과 불만도 함께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호남 민심의 변화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순천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노관규 무소속 후보가 손훈모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서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진군수 선거에서도 강진원 무소속 후보가 차영수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이번에도 최저 투표율 기록하나
유권자의 '선택권 실종' 문제 역시 민주당 지지세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입후보자가 선출 정수 이하에 그치면서 모두 80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특히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무투표 당선인 3명 가운데 2명이 광주에서 나오면서 지역사회 안팎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같은 무투표 당선 확산이 유권자들의 정치적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 저하와 낮은 투표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투표율 저조로 유권자들의 실질적인 검증 과정이 약화될 경우,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더라도 선출직의 대표성과 정당성을 둘러싼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 후보들 반전 만들어낼까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하락함에 따라 주요 격전지의 반전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치열한 6파전이 예정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탄탄한 지지층의 임문영 민주당 후보와 '견제와 균형'을 기치로 내건 야당 후보들이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다.
임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디지털·AI 정책을 설계한 IT 전문가로서 미래 산업 구축에 강점이 있지만, 전략공천 과정에서 지역 밀착성 부족 등을 이유로 시민사회의 반발을 사며 '깜깜이 공천' 논란의 중심이 됐다는 평가도 함께 받는다.
이에 맞서는 야권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견제론을 앞세운 야권 후보들은 호남 지역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깜깜이 경선' 논란과 잇따른 무투표 당선 사례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호남 정치의 일당 독점 구조를 견제할 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광주에서는 과거에도 야당이 예상 밖 성과를 낸 사례가 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2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광주지역 득표율 47.72%를 기록하며 민주당(36.26%)을 앞질러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특정 정당에 힘을 몰아주기보다 견제와 균형을 고려한 '전략적 교차투표' 성향이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광주 광역의원 중대선거구제 '관심'
중대선거구제 시범 도입과 일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펼쳐지는 전·현직 맞대결 역시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중대선거구제가 시범 적용된 광주 광역의원 4개 선거구의 평균 경쟁률은 1.77대 1로, 전국 평균(1.6대 1)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정당들이 중대선거구제의 특성을 활용해 "단 1석이라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적극 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동구청장 선거 역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직인 임택 민주당 후보와 김성환 조국혁신당 후보 간 8년 만의 '리턴 매치'가 성사되면서, 전·현직 구청장의 인물 경쟁 구도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민심의 경고, 이변 가능성 있어"
전문가들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 판세를 단정짓는 절대적 지표는 아니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공천 관리와 지역 정치 운영 방식에 대한 민심의 경고 신호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표본이 적어 지지세 하락을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당의 불공정한 공천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지표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선거는 당 중심의 선거가 아닌 인물 중심 선거에 가까운 만큼, 광주·전남 격전지에서의 이변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100%) RDD 방식의 자동응답(ARS) 조사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