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캐릭 정식 감독 선임…‘안정의 리더십’ 택했다

이석무 2026. 5. 2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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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 임시 지휘봉 잡은 뒤 16경기 11승
화려한 이름값 대신 내부 수습 능력 인정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감독 경질의 우여곡절을 딛고 3위로 시즌을 마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마이클 캐릭 임시 감독을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맨유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캐릭 감독과 2년 계약을 맺고 정식 감독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캐릭은 지난 1월 후벵 아모림 감독의 후임으로 시즌 종료까지 임시 감독을 맡은 뒤 16경기에서 11승을 거뒀다. 이 기간 맨유는 승점 36을 따내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확보했다. 브라이턴과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이미 3위를 확정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 마이클 캐릭. 사진-AP PHOTO
캐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맨유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캐릭 부임 후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리버풀, 첼시 등 ‘빅4’를 상대로 모두 승리했다. 흔들리던 팀 분위기는 빠르게 수습됐다. 아모림 체제에서 이어진 잡음과 불안정성이 사라졌다. 선수단은 다시 경쟁력을 회복했다.

맨유는 당초 여름 정식 감독 선임을 놓고 여러 선택지를 검토했다. 본머스를 떠나는 안도니 이라올라, 애스턴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등이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루이스 엔리케, 토마스 투헬, 카를로 안첼로티 등도 거론됐다. 하지만 현실적인 영입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결국 맨유 수뇌부는 이미 팀을 맡아 성과를 낸 캐릭 쪽으로 기울었다.

구단 공동 구단주 짐 랫클리프가 최종 승인했고, 오마르 베라다 최고경영자와 제이슨 윌콕스 축구 디렉터가 캐릭의 정식 선임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윌콕스 디렉터는 “캐릭은 팀을 계속 이끌 기회를 충분히 얻었다”며 “그가 팀을 UCL로 복귀시킨 성과는 결코 과소평가돼선 안 된다”고 했다.

캐릭의 강점은 안정감이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조용하고 신중한 리더십으로 평가받았다. 2015년 구단 내부에서 진행된 성향 분석에서도 ‘도움을 주고, 인내심이 있으며, 안정적인 인물’로 평가됐다. 치밀한 절차와 일관된 방식을 선호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임시 감독 기간 그의 팀 운영은 이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술적으로도 급진적 변화를 택하지 않았다. 포백을 기반으로 팀을 정비했다. 아모림 체제에서 2선과 3선을 오가며 혼란스러웠던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역할을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못박아 공격의 중심 역할을 맡겼다.

코비 마이누 등 젊은 자원의 장점도 무리 없이 활용했다. 3선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던 카세미루도 캐릭 감독과 함께 한 뒤 월드클래스 다운 면모를 되찾았다. 맨유는 최근 몇 년간 과격한 실험과 감독 교체의 후유증을 반복했다. 그런 면을 고려하면 캐릭의 예측 가능한 리더십은 구단에 꼭 필요한 처방으로 받아들여진다.

캐릭은 맨유와 인연이 깊다. 선수로 12년 동안 464경기에 출전했다. 맨유에서 EPL 우승도 5차례나 경험했다. 2021년 11월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물러난 뒤에도 임시 감독을 맡아 2승1무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미들즈브러 감독으로 2년 반 넘게 팀을 지휘하며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부임 당시 21위였던 미들즈브러를 4위와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여전히 검증이라는 과제는 남아 있다. 캐릭의 감독 경력은 아직 길지 않다. 맨유를 위기에서 안정시키는 능력은 입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우승 경쟁 팀을 만드는 일은 다른 문제다. 임시 감독으로 만든 반등 흐름이 한 시즌 전체로 이어질지도 확인해야 한다.

맨유가 계약 기간을 2년으로 정한 것도 이런 현실적 판단이 반영된 결정으로 보인다. 다음 시즌에도 성공적으로 팀을 이끈다면 곧바로 재계약 논의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 반대일 경우 구단이 빠르게 방향을 다시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캐릭 체제의 코칭스태프는 상당 부분 유지될 전망이다. 특히 스티브 홀랜드 코치는 팀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평가된다. 맨유는 세트피스 코치 보강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칭스태프 보강을 통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세부 전술 보완 작업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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