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도체 슈퍼호황에 더 남아돌 교육교부금, 서둘러 손봐야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의 최대 수혜자가 16개 교육청이라고 한다. 학생 수와 무관하게 내국세의 20.79%가 자동 배정되는 구조 덕분에 한 해 70조 원대이던 교부금이 올해는 80조 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마다 불어나는 교부금을 다 못 쓰고 쌓아둔 잉여금만 20조 원인데 추가 수입까지 들어오게 된 것이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 후보자들이 초중고교 교통비 전액 지원이나 매월 교육 수당 제공 같은 돈 살포 공약을 쏟아내는 이유도 세입 걱정 없이 쓰기만 하면 되는 교부금이 펑펑 쓰고도 남을 만큼 들어올 줄 믿기 때문이다.
교육교부금은 반도체 슈퍼호황 이전에도 국내에서 걷히는 세금이 증가하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경직성 때문에 예산이 허투루 쓰인다는 비판이 거셌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2015년 623만 원에서 지난해 1371만 원으로 10년 새 두 배가 됐다. 멀쩡한 학교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고, 학생들에게 공짜 노트북과 현금을 나눠주는 등 씀씀이가 갈수록 헤퍼지고 있다. 학교급 간 불균형도 심각하다. 초중고교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155∼179%지만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8%밖에 안 된다.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초중고교생보다 적은데 이런 나라는 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과 그리스 2개국뿐이다.
교육교부금은 1972년 학생 수가 급증하던 시기에 안정적인 초중등 교육재정을 확보하려고 도입한 제도다. 지금은 저출산 고령화로 직업교육과 평생교육 수요가 늘어났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대학의 연구개발과 고급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도 시급하다. 새로운 교육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재정 효율을 높이려면 시대착오적인 교육 교부금 제도부터 서둘러 손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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