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법재판소 “파업권은 ILO 협약상 기본권”

국제사법재판소(ICJ)가 파업권은 국제노동기구(ILO) 87호 협약(결사의 자유 및 조직할 권리 보호 협약)이 보호하는 권리임을 확인하는 권고적 의견을 내렸다. 파업권이 국제노동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용자단체 주장이 힘을 잃게 됐다. 노동계는 환영했다.
22일 노동계에 따르면 ICJ는 지난 21일 파업권은 ILO 87호 협약이 보호하는 권리라는 권고적 의견을 발표했다. ICJ는 재판권 투표를 통해 찬성 10표, 반대 4표 의견으로 '노동자의 이익을 증진하고 옹호하기 위한 활동가 사업'에 파업이 포함되며, 이는 결사의 자유라는 협약 대상과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파업권을 명시적으로 보장하는 유엔(UN) 사회권규약과 자유권규약 등 관련 국제법, 각 지역 인권규범과 판례가 모두 같은 결론을 뒷받침한다고 확인했다. ICJ는 또 ILO전문가위원회와 결사의자유 위원회가 일관되게 파업권을 협약상 권리로 인정해 온 해석에 손을 들어줬다.
ICJ가 권고적 의견은 내놓은 배경에는 2012년 시작된 ILO 87호 협약 해석 분쟁이 있다. 그해 ILO 총회에서 사용자단체는 87호 협약 어디에도 파업권이라는 단어가 명시돼 있지 않아 파업권은 국제노동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0년이 넘도록 같은 주장이 이어지자 노동자그룹 요청으로 ILO 이사회는 2023년 11월 협약 해석 분쟁을 ILO 헌장에 따라 ICJ에 회부하기로 결의했다.
ICJ 의견에 양대 노총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국노총은 "이 의견으로 올해부터 시행 중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이 현장에 안착해 하청노동자와 간접고용 노동자의 파업권이 실질 보장되고,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중단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정부와 국회, 법원은 ILO감독기구의 권고를 더 무겁게 받아들여 파업권에 관한 법·제도를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정하고, 국내법을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국제노총은 "파업권은 결사의 자유의 필수적 구성 요소"라며 "모든 ILO 구성 주체들이 건설적인 협력 정신으로 나아가며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 사회적 대화에 대한 약속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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