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올 게 왔다” 빚투 했다가 강제로 주식 팔려…‘1458억’ 역대 최대 규모

홍태화 2026. 5. 22. 21:4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로비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코스피가 8000선 재돌파를 눈앞에 두고 급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급락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을 낸 투자)’ 물량이 대거 강제 청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일 하루 동안 미수거래 반대매매 규모가 1500억원에 육박하며 사실상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최근 과열 양상이 나타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위탁매매 미수금 반대매매 금액은 145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기준 반대매매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사실상 역대 최대 수준이다.

형식상 역대 최대 기록은 지난 2023년 10월 20일 기록된 5497억원이다. 다만 당시에는 영풍제지 사태로 인한 ‘통계 착시’가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풍제지 주식이 거래정지되면서 미수금 반대매매 주문이 실제 시장에서 체결되지 못했고, 청산되지 못한 금액이 누적 집계되며 반대매매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2023년 10월에는 2000~5000억원의 대규모 반대매매 통계가 몰려서 잡혀 있다.

최근 반대매매는 코스피 급락 직후인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18일 917억원, 19일 676억원에 이어 20일에는 1458억원이 강제 청산되며 3거래일 동안 약 3050억원의 물량이 시장에 쏟아졌다.

[챗GPT로 생성]

특히 20일 청산된 물량은 코스피가 장중 8000선을 돌파했던 지난 15일 발생한 미수거래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 상승 기대감에 증권사 자금을 빌려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였지만, 이후 시장이 급락하면서 증거금 부족 상태에 빠졌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통상 투자자는 일정 기간 내 부족한 증거금을 채워야 하지만 시장이 급락하면 상황이 급변한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미수거래로 1억원어치 주식을 매수한 상태에서 주가가 15% 하락하면 평가금액은 85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증권사가 회수해야 하는 돈은 그대로다. 투자자가 추가 자금을 입금하거나 보유 주식을 직접 정리하지 못하면 증권사는 담보 부족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한다. 이른바 ‘반대매매’다.

문제는 급락장에서는 반대매매가 또 다른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강제 청산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주가가 추가 하락하고, 다시 다른 계좌들의 증거금 부족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최근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커지며 일부 종목에서 급락이 연쇄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반대매매가 정점을 찍은 직후 시장은 곧바로 반등했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 타결 소식 등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21일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나타냈고,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는 다시 8000선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시장 내부에서는 과열 우려도 다시 동시에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가 단기간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는 만큼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승장에서는 미수거래가 수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처럼 보이지만 변동성이 커지는 순간 손실도 순식간에 확대된다”며 “최근처럼 방향성이 빠르게 바뀌는 장에서는 무리한 빚투가 가장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