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FSD 풀렸다… 한국은 언제? [차이나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중단 일원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베이징을 찾은 지 불과 일주일 만에 테슬라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자율주행 승인을 받아냈다. 오랫동안 규제 문턱을 넘지 못했던 테슬라의 자율주행(FSD) 시스템이 중국 시장에 본격 출시되면서, 샤오펑과 화웨이, BYD 등 현지 전기차 및 첨단 기술 기업들과의 자율주행 시장 주도권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와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이번 전격적인 승인을 두고 미·중 정상회담 논의 내용이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게리 응 나티시스 기업투자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오랫동안 지연됐던 중국 당국의 FSD 승인을 앞당겼을 가능성이 크다”며 “테슬라의 진출은 더 큰 시장 경쟁을 유발하고 중국 내 자율주행의 혁신적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테슬라 측은 FSD의 중국 안착을 위해 일찍부터 현지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현지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를 가동하는 한편, 대규모 시행에 대비해 중국 도로 환경에 맞춘 현지화된 훈련 역량을 배치하는 등 규제 당국의 승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밟아왔다. 테슬라가 이처럼 중국 시장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급격한 점유율 하락이 자리 잡고 있다. 테슬라의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6%로 정점을 찍은 이후 현지 토종 브랜드들의 공세에 밀려 2025년 기준 6% 수준까지 대폭 하락한 상태다. FSD 출시를 통한 기술적 차별화가 점유율 반등을 위한 필수 카드였던 셈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이미 중국 현지 도로 환경과 데이터 가공에 최적화된 샤오펑, 화웨이, BYD 등 토종 경쟁사들의 반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화웨이는 반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인 연산 능력를 키우기 위해 향후 5년간 최대 800억위안(약 17조7000억원)을 쏟아붓겠다는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지난해 12월 국유 자동차 제조사 두 곳에 레벨 3 차량 제조 라이선스를 최초 발급하는 등 자국 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테슬라의 감독형 FSD는 국제자동차공학회(SAE) 기준에 따른 레벨 3 기술에 근접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테슬라 측은 공식 설명서를 통해 이 시스템이 “운전자의 적극적인 감시하에 회전과 차선 변경 등을 처리하지만 차량을 완전히 자율주행 상태로 만드는 것은 아니며 필요시 즉각적인 개입을 요구한다”고 명시해 여전히 운전자의 철저한 주시 태세가 필수적임을 명확히 했다.

반면 국내 테슬라 판매량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분 모델3와 모델Y는 국내에서 FSD 기능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중국산 모델3·Y의 경우 유럽 안전기준을 기반으로 국내 형식 인증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현행 국토교통부 규칙은 운전자의 방향지시등 조작 없이 차량이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는 행위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기준과 궤를 같이한다.
결국 국내 대다수 오너들이 FSD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국토부의 자율주행 안전기준 심사 통과와 관련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테슬라의 중국 FSD 출시와 정부의 자율주행 규제 샌드박스 확대 움직임이 아시아 지역 규제 완화를 압박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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