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고향'에 패했지만 "큰 기쁨이었다"... 박길영 감독이 잊지 못한 폭우 속 '응원과 박수'

이원희 기자 2026. 5. 2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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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수원FC 위민 선수단. /사진=뉴시스 제공
여자축구 수원FC 위민의 박길영 감독(46)이 뜨거운 응원을 보여준 한국 팬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수원FC 위민은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수원FC의 아시아 정상 도전이 아쉽게 준결승에서 멈췄다.

결과만큼 과정도 씁쓸했다. 경기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수원FC 위민의 홈구장에서 열린 경기였지만, 분위기는 낯설었다. 상대팀인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을 향한 응원이 크게 울려 퍼졌다. 사실 이 경기는 북한 팀의 방남으로 경기 외적으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이번 경기를 앞두고 통일 관련 단체 200여 곳은 약 3000명 규모의 공동응원단을 결성했다.

거센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응원단은 때때로 북한 팀 이름인 '내고향'을 연호했다. 특히 전반부터 내고향여자축구단을 향한 응원이 크게 울려 퍼지면서, 홈팀 수원FC 위민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 이어졌다.

경기 후 박길영 감독은 눈물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대한민국 축구팀이다. 여러 가지로 속상하기도 하고 마음이 그랬다"며 당시의 복잡한 감정을 털어놨다.

박길영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박길영 감독은 다시 한 번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에는 아쉬움보다 고마움이 앞섰다. 박길영 감독은 구단을 통해 "지난해 11월, AWCL의 첫발을 내딛던 날부터 오늘까지, 저희의 여정을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폭우 속에서도 온 힘을 다해 저희 선수들의 이름을 외쳐주신 포트리스(서포터스) 여러분 감사하다. 여러분 덕분에 그 밤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여러분이 지켜준 그 자리 하나하나를 보며 저와 선수들은 외롭지 않았다. 늘 한결 같이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박길영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보내주신 언론 관계자분들의 박수 소리 역시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패장에게 그런 갈채를 보내는 일이 얼마나 드문지 잘 알고 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이렇게 많은 관중, 이렇게 많은 기자분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저희에게는 처음이었고, 큰 기쁨이었다. 앞으로도 WK리그와 대한민국 여자축구에 변함없는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선수단과 함께 달리고 있는 수원FC 프런트 가족 여러분, 정말 고생 많았다.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흰색 유니폼). /사진=뉴시스 제공
이제 수원FC 위민은 WK리그로 돌아와 우승에 도전한다. 현재 수원FC 위민은 5승2패(승점 15)로 리그 4위에 위치했다. 하지만 상위권 팀들보다 1경기를 덜 치렀기에 단숨에 선두까지 오를 수 있다. 박길영 감독은 "준결승에서 여정을 마무리하게 되어 가슴이 아프지만 우리 선수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면서 "반드시 WK리그 정상에 다시 서서, 다시 한 번 아시아 챔피언의 자리에 도전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경기에 패하자 수원FC 위민 지소연(왼쪽)이 슬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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