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A고교 횡령’ 공익제보한 교사 숨져…“제보 후 직장내 괴롭힘 지속” 의혹 불거져

최진규·천민형 2026. 5. 2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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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문제를 지난해 공익제보한 뒤 최근까지 근무하던 50대 교사가 지난 21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이천시 소재 해당 고등학교의 22일 오전 전경. 천민형기자

지난해 자신이 교사로 재직 중인 A고등학교에 대한 공익제보를 통해 30억 원 규모 횡령(중부일보 2025년 4월 14일자 8면 보도)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낸 50대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B씨의 공익제보 이후 A고교 측이 고인에 대해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며 파장이 예상된다.

22일 이천경찰서와 전교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께 이천시 장호원읍의 한 아파트 인근 지상에서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CCTV 등 정황증거를 통해 B씨가 자신의 거주지인 아파트 13층에서 추락했으며, 이와 관련해 범죄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교조는 B씨의 공익제보를 통해 당시 행정실장이던 C씨의 횡령 사실이 밝혀지자, B씨를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그의 자리를 창고로 옮기는 등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더불어 학교 측이 경찰에 B씨에 대한 고소·고발을 진행했으며, 반면 30억 원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도교육청과 이천교육청이 잇따라 징계요청을 내렸던 C씨는 정년퇴직한 뒤 이사회 사무국장이라는 직책으로 복귀해 사학재단에서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경찰은 학교 측으로부터 지난 2024~2025년 사이 여러 차례에 걸쳐 B씨에 대한 사문서위조·명예훼손·업무방해 등 혐의의 고소·고발장을 접수받아 최근까지 수사 중이었다. 전날 피소자인 B씨가 사망함에 따라 해당 고소·고발 건들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될 전망이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고인은 학내 학부모 유착, 교장의 음주운전, 통학버스 운영비리 등을 공익제보한 정의롭고 헌신적인 교육자였다"며 "양심을 지킨 대가는 학교 측의 잔인하고 조직적인 보복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고교에 대한 경기도교육청의 특별감사 실시 ▶30억 원 횡령 사건 당사자인 현 이사회 사무국장과 조직적 괴롭힘 주도한 학교장 파면 ▶사학재단의 보복성 고소·고발에 대한 수사 ▶사학재단에 교육청 임시이사 파견 등을 요구했다.

반면 A고교는 공익제보와 관련해 교육청의 조사에 성실히 임했으며, 고용노동부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아니라는 내용을 담은 사건 종결 통보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숨진 채 발견된 교사의 행적과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이 주장하고 있는 사항들. 전교조 경기지부 제공

A고교 관계자는 "학교법인과 학교장이 B씨를 상대로 제기한 고소·고발건은 공익제보와 관련이 없는 별건의 사건"이라며 "B씨가 고용노동부에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또한 지난 2월께 문제가 없다는 노동부의 종결 처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각에선 고용노동부가 진행하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의 경우 통상적으로 사용자가 직접 조사한 뒤 노동부에 보고하도록 돼 있고, B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역시 이와 동일한 과정으로 진행된 만큼 조사 과정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부 관계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조사 과정에 착오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학교 측의 보고에 중대한 오류가 없다고 보여 인용했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도교육청은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도 이 사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교조가 마련한 B씨의 온라인 추모관에는 B씨 지인들과 동료 교사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객들 사이에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후보는 "다시는 이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현장의 공익제보 보호와 교권 보호 시스템을 더욱 세심히 살펴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애도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최진규·천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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