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성과급 갈등 지켜본 기업들 화들짝 …"노조와 선제적 대화"

한지연 기자(han.jiyeon@mk.co.kr),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6. 5.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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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夏鬪 리스크 … 핵심 뇌관 떠오른 'N% 성과급'
HD현대重·카카오·이마트…
성과 보상요구 전방위 확산
현대차그룹 노무관리 강화
로템, 노사 사전협의체 가동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가 시작된 22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직원들이 회사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의 사상 첫 파업 위기를 계기로 성과급과 이익 배분 문제가 다른 업종으로 번지고 있다. 재계는 '하투(夏鬪)' 리스크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마트 노조)은 회사 측에 상반기 특별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는 "이마트가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만큼 노동자의 헌신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사회적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이마트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1.9% 늘어난 178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노조는 전년 상반기 성과급 지급액 수준을 보장하고 기본급 규모로 지급되는 명절 상여금의 50%를 '특별 성과급' 명목으로 추가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요 기업들은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거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 대화'와 리스크 관리에 일제히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공정 보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무조건적 거부보다는 명확한 산정 기준을 제시하고 선제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올 한 해 노사 관계의 성패를 가를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후 수습 대신 예방 카드 꺼내

선제 예방 카드를 가장 먼저 꺼내 든 곳은 노조 이슈를 깊게 겪어온 현대자동차그룹이다. 계열사인 현대로템은 지난 19일 창원공장에서 '동반성장 노사 미래 전략 태스크포스팀'을 발족했다. 임금 체계·복리후생·근무 환경 등 핵심 단체교섭 의제를 노사가 사전에 함께 논의하는 상생형 협력 모델이다.

노조가 쟁의권 확보에 나선 뒤에야 대화가 시작되던 기존 관행과 결이 다르다. 현대로템 측은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합의에 속도를 올리는 동시에 단체교섭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사후 수습보다 사전 리스크 통제에 더욱 방점을 두고 노무 관리를 한층 세밀하게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일 현대차그룹이 노무 라인을 개편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현대모비스의 램프 생산 자회사 현대IHL 사례도 같은 흐름으로 읽힌다. 램프사업부 매각을 둘러싸고 현대IHL 노조가 지난 18일 총파업에 들어갔지만 사측이 바로 다음 날인 19일 '100% 고용 승계'와 연구개발 거점 유지 방안 등을 제시하며 갈등을 조기 봉합했다. 과거처럼 장기 대치 국면으로 끌고 가기보다 조기 진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재계가 이처럼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은 성과급 문제가 단순 보상 이슈를 넘어 노사 갈등의 핵심 뇌관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 2·3조 개정안)의 영향으로 하청 노조의 원청 상대 교섭 요구와 파업 압박까지 거세지면서 노동계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구체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점이 기업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제조업 이어 IT·방산업계로 확산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30% 성과 공유' 조항을 명시했다. 현대차·기아 노조도 수년째 순이익의 30% 수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제조업을 넘어 정보기술(IT)·통신·방산업계로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에서 진행한 파업 투표가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들의 핵심 요구 역시 공정한 성과 보상과 이익 분배다. 노조의 요구안을 지난해 카카오 영업이익 기준으로 환산하면 13~15% 수준에 달한다. LG유플러스 노조 역시 유사한 수준의 이익 공유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일렉트릭 등에서는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한지연 기자 /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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