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탱크데이' 후폭풍…'세월호 사고일' 이벤트 음모론까지

이미나 2026. 5. 2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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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 237mL 머그잔 의혹 제기
237mL는 글로벌 표준 '숏 사이즈' 규격
초기 보도 숫자 짜맞춘 억측
"과도한 음모론은 경계해야"
사이렌 클래식 머그 시리즈 237mL

신세계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과거 스타벅스가 진행했던 일반적인 이벤트까지 재조명되며 무분별한 음모론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22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스타벅스코리아가 과거 진행한 '사이렌 클래식 머그 시리즈' 이벤트 이미지가 공유되며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네티즌들이 주목한 제품은 '사이렌 클래식 머그 237mL'다. 일부 네티즌은 해당 제품이 출시된 날짜가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2024년 4월 16일'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제품명에 사용된 스타벅스의 상징 '사이렌(Siren)'의 유래를 두고 의구심이 증폭됐다. 스타벅스 로고의 사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의 인어 '세이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캐릭터다. 신화 속 세이렌은 바다 한가운데서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유혹해 침몰과 죽음으로 이끄는 존재로 묘사된다. 이 때문에 해상 참사 당일에 바다의 침몰을 연상시키는 명칭의 제품 행사를 연 것 자체가 지나치게 공교롭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머그의 용량인 '237mL'가 세월호 참사 초기 언론을 통해 보도된 실종자 수 '237명'과 일치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최근 '탱크데이'나 '책상에 탁' 논란까지 겹치면서, 과거의 이벤트들 역시 더 이상 단순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과도한 확증 편향이자 인과관계가 없는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선 논란이 된 '237mL'는 스타벅스가 창립 이래 수십 년간 전 세계 매장에서 공통으로 사용해 온 표준 계량 단위인 8온스(oz)를 밀리리터로 환산한 값이다. 즉, 스타벅스의 가장 작은 음료 규격인 '숏(Short) 사이즈' 머그의 고유 규격일 뿐이다. 실제 세월호 참사 당시 확정된 희생자는 사망자 299명, 실종자 5명으로 총 304명이다. 당시 수많은 혼선 보도 중 하나였던 '초기 실종자 수 237명'이라는 수치와 글로벌 표준 규격을 엮는 것은 전형적인 짜맞추기라는 지적이다.

제품 출시일과 브랜드 로고에 대한 의혹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스타벅스의 브랜드 정체성(CI) 자체가 세이렌에서 온 것일 뿐이며, 이러한 상징 굿즈는 특정 기념일과 관계없이 정기 상품 출시일인 통상 화요일에 맞춰 연중 상시 출시된다. 실제로 제품이 출시된 2024년 4월 16일 역시 화요일이었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해상 참사 당일에 바다의 인어 로고 제품을 판 것이 국민 정서상 불편함이나 불쾌감을 줄 수는 있지만, 이를 세월호 참사를 조롱하거나 기념하기 위해 기획했다는 의혹은 물증이 없는 심증이자 가짜뉴스에 가깝다"고 짚었다.

'탱크데이' 파문으로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신세계그룹이 과거의 해프닝성 마케팅까지 소환되며 사면초가에 몰린 가운데, 역사 감수성 부재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넘어선 무분별한 음모론과 마녀사냥은 경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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