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거래일 ‘46조’ 판 외인…반도체 덜고 2차전지 담았다

신지민 기자 2026. 5. 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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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금리 상승에 강달러 겹쳐
삼전닉스만 38조 넘게 차익실현
두산로보틱스·삼성SDI는 순매수
코스피가 전장보다 32.12p(0.41%) 오른 7847.71로 마감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이날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1.1원 오른 1517.2원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55.16p(4.99%) 오른 1161.13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무려 46조 원을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던진 대신 로봇과 2차전지 기업들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및 미국 국채금리 상승 기조 속에 원·달러 환율이 다시 1500원을 돌파하면서 외국인의 기조 전환 여부가 주목된다. 코스피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8000선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외국인 자금 유입 없이는 상단이 막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12포인트(0.41%) 오른 7847.71에 마감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 657억 원, 7583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1조 9223억 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달 7일부터 12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 46조 3395억 원을 순매도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40조 원 가까이를 팔며 올 2월(-21조 731억 원)과 3월(-35조 8806억 원) 기록을 넘어선 상태다. 외국인은 올 3월 19일부터 4월 2일까지 11거래일 연속으로 23조 1984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바 있다.

외국인 매도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이달 7~22일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순매도액이 19조 5928억 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도 18조 9403억 원어치를 팔았다. 두 종목 순매도액만 38조 5334억 원으로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의 83.15%를 차지했다. 연초 이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대를 타고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에서 차익을 실현한 셈이다. 이밖에도 SK스퀘어(402340) 8304억 원, 삼성전기(009150)를 5140억 원어치 팔았다.

외인 매도 배경으로는 매크로 부담이 꼽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1원 오른 1517.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 여력을 제한하는 수준이다. 다만 2~3월의 외국인 이탈과는 다른 흐름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시에는 메모리 업황 정점 논란과 전쟁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졌다. 이달의 경우 1분기 실적에 힘입어 메모리 업사이클 전망이 유지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환경에 대한 민감도도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외국인 지분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지분율은 4월 말 37.77%에서 이달 21일 39.57%로 1.80%포인트 상승했다. 보유 주식의 시가 평가액이 순매도액보다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로봇·2차전지·배당주 일부는 사들였다. 1위는 두산로보틱스(454910)로 순매수액은 6926억 원이다. 삼성SDI(006400)도 415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LG디스플레이(034220)현대건설(000720)·삼성화재(000810)·KT&G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급등한 반도체 대형주에서는 차익을 실현하는 한편 주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실적 개선, 주주 환원 기대가 남은 종목으로 일부 자금을 옮긴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지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늘어난 코스피 시가총액에 비해 외국인 매도 규모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신지민 기자 jim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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