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스라엘 나포’ 김동현씨 “군인들이 총구 계속 겨눠…감옥선에서 가혹한 대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향하는 배에 탔다가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던 김동현씨(34)가 “결박된 상태에서 구타를 당하고 끌려다니는 등 가혹한 대우를 받았다”며 “이스라엘 군인들이 계속 총을 겨누고 고무탄환을 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2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됐을 당시 상황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김씨는 함께 나포됐다가 풀려난 김아현씨(활동명 해초)와 함께 이날 오전 6시24분쯤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김동현씨는 현재 상태에 대해 “수갑이 채워졌던 팔목 부위에 손상이 있고, 얼굴이나 팔 부위에 구타당한 상처가 있다”며 “머리에 타박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는 근육이 많이 파열됐다며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았다”며 “의사가 장기 입원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일정이 있어 잠깐 (병원을) 나왔다. 내일이나 모레 입원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귀국 후 곧바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스라엘군은 김씨가 탄 배를 지난 18일 가자지구에서 463㎞ 떨어진 지중해 위에서 나포했다. 이스라엘군은 김씨가 탄 배를 나포하자마자 김씨 등 탑승자들을 고무보트에 태우고 감옥선으로 이동했다고 김씨는 증언했다. 감옥선은 거대한 군함을 감옥으로 개조한 배였다고 한다.
김씨는 감옥선에 이틀가량 감금됐다. 김씨는 “손목이 결박된 채로 감옥선으로 이동했다”며 “이동 과정에서 모든 소지품을 빼앗기고 나체로 검사도 받은 뒤 컨테이너로 둘러싸인 곳으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잡혀 온 160여명이 이틀 동안 소수의 화장실만 썼고 엄청난 추위에도 방한용품을 받지 못했다”며 “(나포) 3일째 되는 날 오전에 감옥선에서 나왔다”고 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감옥선에서 나포된 이들에게 총구를 계속해서 겨눴다고 한다. 김씨는 “군인들이 총과 물대포를 계속해서 겨누고 고무 탄환을 쏴서 사람들이 다쳤다”고 말했다. 감옥선은 두 척이었는데 해초가 있던 또 다른 감옥선 내 상황이 훨씬 가혹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추방 절차’로 불리는 과정에서도 사람들을 묶고 무릎을 꿇리며 대기시켰다고 한다. 김동현씨는 “손은 뒤로 묶고 머리는 앞으로 끌어당기며 머리를 계속 장난처럼 때리는 등 함부로 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이민국에서 심문하면서도 군인들이 끌고 다녔다”며 “그 과정 전체가 고문의 일종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김씨를 조롱하기도 했다. 김씨는 “추방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제가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를 입었는데, 그걸 보자마자 옷에 낙서하고 이스라엘이라고 썼다”며 “제 머리를 때리며 ‘바보’로 추정되는 말을 했다”고 했다.
김씨는 향후 자신의 겪은 폭력에 대해 더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와 올해 항해한 이들의 얘기를 들으면 이전보다 훨씬 폭력적인 처사를 당했다고 한다”며 “가자지구에 있는 이들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이스라엘이 어떤 폭력을 자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초의 여권 무효화 문제도 제기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들이 자유롭게 통행할 권리를 여권법으로 막는 게 온당하다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자지구를 향한 항해와 관련해 “부정적인 여론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저희가 가고자 했던 이유를 한 번 더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에서 자행되는 폭력을 생각할 수 있고, 팔레스타인과 우리의 역사를 연계해 우리가 겪는 폭력에 대해서도 생각할 계기가 된다”고 했다.
앞서 외교부는 이날 “정부는 이스라엘군의 구타 행위가 있었다는 우리 국민의 증언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측에 우리의 엄중한 인식을 전달했으며, 사실관계 확인 결과에 따라 사안의 심각성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해 나갈 것”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5210600041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쌤, 부엉이 케이크 드릴게요” 아무렇지 않게 노 전 대통령 죽음 조롱···교실 파고든 혐오,
- 이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서 ‘방산 파트너십 2.0’ 제안…“무기거래 넘어 공동개발·생산하자
- [르포]“양파 한망에 650원이라니, 팔수록 빚더미”···시민과 함께한 ‘7.7 전국농민대회’
- 이강인 ‘다시 스페인’ 끈질긴 구애해 온 AT 마드리드로···연봉 100억원에 이적 확정
- “중산층 살게 넓게 지으라” 이 대통령 지시에···30평대 공공임대주택 40%까지 늘린다
- 광주일고 “배재고 학생, 주홍글씨 원치 않아”···출전정지 재심 앞두고 선처 호소
- ‘홍명보 감독 선임 주도’ 이임생, 이 시기에 캄보디아행 왜?
- [단독]“수사팀장이 장윤기 아버지 따를 이유 없어”···검찰, ‘수사 무마’ 경찰 윗선 개입 가
-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수주 불발에 “나토 동맹의 벽 못 넘어···도약할 수 있는 길 찾겠다”
- 트럼프, 유럽 정상 만남 앞두고 “그린란드, 미국이 통제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