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논란’에 흔들리는 신세계…정용진 향한 책임론 어디까지

이다빈 2026. 5. 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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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정용진 회장‧손정현 대표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 수사에 속도
5·18 단체 퇴진 요구…“근본 원인 해결 위해 정 회장 경영 일선 물러나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신세계 제공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 후폭풍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향하고 있다. 대표 해임과 공식 사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시민단체의 퇴진 요구가 이어지면서 이번 사안이 정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오너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으로 고발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건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으로 재배당한 지 하루 만에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며 경위 등 확인에 착수한 것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불러 고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사무총장은 정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며, ‘탱크데이’, ‘책상을 탁!’ 등 홍보 문구가 5·18 민주화운동 유족과 광주 시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김 사무총장은 정 회장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 최대주주로서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강남서는 오는 29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서울경찰청은 사건 재배당 하루 만에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직접 조사 대상에 오르거나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열린 스타벅스 코리아 규탄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텀블러와 컵 등이 깨진 채로 놓여있다. 연합뉴스
정 회장을 둘러싼 부담은 사법 리스크에 그치지 않고 대중의 반감과 평판 리스크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5·18 관련 단체들은 정 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과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5·18기념재단과 공법 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는 지난 21일 공동 결의문을 통해 “‘탱크’와 ‘책상을 탁’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유행어나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국가폭력과 민주주의 탄압의 상처를 떠올리게 하는 매우 무거운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용진 씨의 그간 행적과 언행을 고려할 때 이번 사안을 단순한 실수나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정 회장의 경영 일선 후퇴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와 5공화국피해자단체연합회도 같은 날 오전 서울 종로구 스타벅스 광화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면 정 회장이 그룹 경영 일선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정 회장의 극우 행보에 대한 공식 사과와 경영 퇴진, 마케팅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한 책임자 전원 징계 등을 요구했다.

이처럼 논란의 수위가 기업 차원의 사과를 넘어 경영 퇴진 요구로까지 확산하는 배경에는 정용진 회장에 대한 개인 책임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순 마케팅 실수를 넘어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상징성과 정 회장의 기존 대중 이미지, 신세계의 대응 방식 등이 맞물리며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오너 리스크로 확대됐다는 평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까지 나서 기업의 역사 비하성 마케팅에 대해 강하게 지적한 상황에서, 이런 사안은 논란이 누적돼 터지는 문제가 아니라 한 번의 실수로도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성격이 강하다”며 “한 번 불붙은 논란은 사과나 인사 조치로 끝나지 않고 오너 리스크, 기업 평판 문제 등으로 계속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시즌성 이슈를 활용한 빠른 의사결정과 공격적인 마케팅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아니라 소비자의 가치 소비 흐름과 사회적 감수성을 얼마나 읽고 반영하느냐가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점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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