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부부 울린 ‘환불 불가’ 무효 경고…“결혼예물 계약금 환급 된다”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코로나19 이후 얼어붙었던 웨딩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결혼박람회 현장 계약을 둘러싼 소비자 분쟁도 함께 늘고 있다.
특히 '계약금 환불 불가'를 내세운 업체와 예비부부 간 갈등이 잇따르는 가운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최근 결혼예물 계약금 환급 결정을 내리면서 웨딩업계의 불투명한 계약 관행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22일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결혼박람회에서 체결된 결혼예물 계약에 대해 '방문판매에 해당한다'며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인정하고 계약금 환급 결정을 내렸다.
지난 2월 한 웨딩박람회에서 30대 소비자 A씨는 박람회 현장에서 결혼예물 상담을 받은 뒤 계약서에 서명하고 계약금 10만 원을 지불했다.
계약서에는 '계약금은 환불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지만 A씨는 계약 후 일주일 만에 계약 철회를 요구했고 업체 측은 약관을 근거로 환급을 거부하며 분쟁으로 이어졌다.
위원회는 결혼박람회장이 상설 영업장이 아닌 외부 장소라는 점, 소비자가 현장에서 권유를 받아 계약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해당 계약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는 청약철회가 가능하며 사업자는 이를 이유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봤다.
이번 결정은 최근 급증하는 웨딩 관련 소비자 피해와도 맞닿아 있다.
앞서 코로나19 이후 혼인 건수가 빠르게 회복되는 반면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와 예물, 예복 계약을 둘러싼 분쟁 역시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접수된 결혼 관련 소비자 분쟁조정 신청은 모두 908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결혼박람회 관련 분쟁만 76건으로 집계됐으며 계약금 환급 거부나 과도한 위약금 청구 사례가 96.1%를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결혼준비대행서비스가 전체의 59.2%로 가장 많았고 예복·한복 대여가 21.1%, 예물 관련 분쟁도 10.5%로 적지 않았다.
특히 일부 업체는 자체 계약서를 통해 '계약금 환불 불가' 조항을 넣고 있지만 소비자원은 이 같은 약관이 소비자에게 현저히 불리할 경우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지역 경제계 안팎에서는 웨딩산업 성장 속도에 맞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한 경제계 관계자는 "웨딩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지만 소비자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성장도 오래가기 어렵다"며 "계약서 표준화와 가격 정보 공개 확대 등 투명성을 높이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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