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20원 육박하자···당국 구두개입 “필요시 단호히 조치”
지난달 2일 이후 한달반 만에 최고치

원·달러 환율이 22일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과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등 여파로 한 달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원·달러 환율이 1520원에 육박하자 외환당국은 구두개입에 나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주간 거래 종가)은 전날보다 11.1원 오른 1517.2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일(1519.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환율은 1.4원 내린 1504.7원으로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 폭을 키우며 장 중 한 때 1519.4원을 찍고 152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장중 고가 역시 지난달 2일(1524.1원) 이후 최고치다.
이에 외환당국은 주간 거래 마감 직전 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해 구두개입에 나섰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어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으며 필요 시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환율이 가파르게 오른 것은 미국·이란 종전 협상의 불확실성이 다시 짙어지면서 국제유가가 오른 데다, 엔화 약세와 국내 증시 외국인 순매도 등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 이후 시장에선 종전 합의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7월 인도분 선물(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장 대비 1.84% 상승해 배럴당 98.11달러에 거래됐다.
일본 정부가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원화가 이를 따라가는 양상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2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도한 것도 환율을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지역 긴장 장기화와 연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 외국인 주식자금 순매도 등이 환율 상승의 원인”이라며 “대외 충격이 완화되면 어느 정도 안정될 순 있지만 국내 개인과 기관의 투자 행태 등이 바뀐 만큼 과거에 비해 (환율이) 크게 높아진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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