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전력까지 다 가졌다” 투자 실패했다더니…‘AI 지주사’로 부활한 소프트뱅크

소프트뱅크 주가가 지루한 박스권을 뚫고 급등했다. 시장은 이제 손정의 회장의 회사를 단순 투자사가 아니라 오픈AI와 Arm,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한데 묶은 ‘AI 지주회사’로 다시 보고 있다.
22일 일본 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주가는 장중 12% 넘게 급등했다. 전날 19.8% 뛰며 2000년 2월 이후 최대 하루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간 것이다. 전날 하루에만 소프트뱅크 시가총액은 약 360억 달러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랠리의 배경에는 AI 관련 투자심리 회복이 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강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AI 생태계의 여러 핵심 자산을 보유한 소프트뱅크가 대표 수혜주로 부각됐다.

◇Arm=특히 소프트뱅크가 지배적인 지분을 보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Arm Holdings)의 급등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Arm은 데이터센터와 AI 서버용 반도체 설계에서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소프트뱅크는 2025년 회계년도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Arm 지분 약 90%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Arm은 창사 35년 만에 처음으로 자체 브랜드를 단 AI 데이터센터용 CPU ‘Arm AGI CPU’를 공개하며 사업 구조 변화에도 나섰다. 그동안은 엔비디아·퀄컴 등에 반도체 설계 IP(지식재산권)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구조였지만, 이제는 직접 설계한 칩을 Arm 브랜드로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첫 고객사는 메타로 알려졌으며, 오픈AI·세레브라스·SK텔레콤 등도 도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AI 반도체 가격 급등 국면에서 Arm이 단순 설계회사를 넘어 직접 수익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프트뱅크의 오픈AI 투자 규모도 막대하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올해 2월 오픈AI에 3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고 해당 투자가 완료되면 누적 투자액은 646억 달러, 지분율은 약 1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픈AI가 상장에 성공하면 소프트뱅크는 막대한 평가이익을 실현하거나, 보유 지분을 활용해 추가 자금 조달도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프트뱅크가 이미 오픈AI에 440억 달러를 투자했고 추가로 200억 달러를 더 투입할 계획이라며, IPO가 지분 유동화 기대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SB에너지=여기에 SB에너지의 미국 IPO 추진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SB에너지는 2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를 위한 비공개 초안 등록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맞춰 전력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개발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B에너지는 2019년 설립된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AI 워크로드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전력·데이터센터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오픈AI와 손잡고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관련 에너지 인프라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롤프 벌크 퓨처럼그룹의 반도체·인프라 책임자는 CNBC 인터뷰에서 “소프트뱅크는 AI 반도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CPU 시장과 오픈AI IPO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가 급등은 한동안 투자 실패론에 시달렸던 손정의 회장의 ‘AI 올인 전략’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과거 위워크 등 투자 실패로 흔들렸던 비전펀드가 오픈AI와 Arm을 앞세워 부활 기대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CNBC는 소프트뱅크가 여러 유망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도, 지주회사 구조상 보유 자산 가치가 주가에 100% 반영되지 않는 ‘지주회사 할인’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UBP의 베이 선 링 수석 주식 자문가도 “소프트뱅크 주가는 Arm과 오픈AI 등 핵심 자산 가치 상승을 반영하고 있다”면서도 “지주회사 투자자들이 보유 자산 전체 가치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오픈AI IPO 역시 아직 확정된 절차가 아니다. 비공개 상장 신청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상장 시점과 기업가치는 시장 상황, 규제, 실적 전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SB에너지 상장도 SEC 심사와 시장 여건에 따라 일정이 바뀔 수 있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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