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첫 삽도 못 뜬 사업 또 연장”…화성시 특정 업체 인허가 특혜 논란
‘5년 내 착공’ 원칙 사실상 무력화 의혹
시행사 대표, 道 고위공무원·부시장 출신
(시사저널=서상준 경기본부 기자)
경기 화성특례시의 한 공동주택 인허가 사업을 둘러싸고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성 허가 연장'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건축허가를 받은 지 12년이 넘도록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화성시가 허가 취소 대신 사업 기간 연장을 반복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토지 소유주와 시행 주체까지 바뀐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새로운 사업인데도 기존 인허가를 유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시행사 대표가 경기도청 국장과 도내 지자체 부시장을 지낸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확인되면서 특혜 의혹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단순 행정 편의를 넘어 특정 업체를 봐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시행사 법인 주식회사 신보에이치앤씨는 화성시 향남읍 장짐리 228-1번지 일원에 2000여 세대 규모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추진하며 지난 2014년 화성시로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승인 이후 현재까지 12년 넘도록 실제 공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현행 주택법은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사업주체가 승인일로부터 5년 이내 공사에 착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도 연장은 해당 사유가 해소된 날부터 1년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
그럼에도 화성시는 해당 사업에 대해 수차례 사업 기간을 연장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법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과 함께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법제처 역시 사업주체가 변경되더라도 착공 기한의 기준 시점은 '변경 승인일'이 아닌 '최초 사업계획 승인일'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사업주체 변경 때마다 기산점을 새로 적용하면 승인 변경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착공 기한을 사실상 무제한 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다른 지자체 사례에서는 장기간 착공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사업계획 승인을 취소한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단도 나왔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행정심판 사례를 보면, 승인 이후 약 6년간 착공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승인 취소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결에서는 장기 미착공으로 인해 토지 소유자들이 신·증축 제한 등 상당한 불편을 겪은 점도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법조계에서도 이번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건설 전문 법무법인의 A변호사는 "누가 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며 "핵심은 화성시가 왜 취소 대신 연장을 선택했는지, 연장 사유가 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시행사와 토지주가 바뀐 뒤에도 기존 승인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에 있다"고 했다.
국내 한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관계자도 "일반 시민들은 기한 하루만 넘겨도 각종 인허가에서 불이익을 받는데 특정 사업장은 10년 넘게 사업이 지연돼도 연장이 가능하다면 누가 납득하겠느냐"며 "이 정도면 특혜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인허가는 행정기관 재량이 일부 인정되는 영역이지만 그 재량이 법 취지를 넘어설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번 논란은 정명근 화성시장이 강조해온 '공정·투명 행정'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시장은 평소 "행정에서 예외가 반복되면 특혜가 되고, 특혜는 결국 시민 신뢰 훼손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화성시 주택정책과는 "관련 기준에 따라 사업 연장을 승인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청문 절차 등을 거쳐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특혜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신보에이치앤씨 사례처럼 7년 이상 사업 기간을 연장해준 사례가 관내에 또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취재 결과 최근까지 신보에이치앤씨 대표를 맡았던 Y씨는 경기도청 국장과 S시청 부시장을 지낸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확인됐다. 또 감사원 출신 인사와 Y씨와 함께 근무했던 전직 공무원도 현재 해당 업체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사업의 연장 기한은 오는 6월30일까지다. 이후 특별한 사정 없이 화성시가 다시 사업 기간 연장을 결정할 경우 특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성전자 ‘합의안’ 봤더니…노조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은 - 시사저널
- [6·3 리포트] “강남도 흔들린다”…정원오, 서울 전역서 오세훈 앞서 - 시사저널
- 2027년 역대급 ‘슈퍼 엘니뇨’ 온다…사상 최고 기온 경고 - 시사저널
- 30년 동거남 33차례 찔러 살해한 60대 여성…1심 징역 25년 - 시사저널
- 흔들리는 與의 ‘15대1 압승론’…영남 동남풍, 낙동강 넘어 한강까지 흔들까 - 시사저널
- [민심 X-ray] “어게인 2018? 아직 모른다”…서울·대구·부산 ‘초접전’ - 시사저널
- 오래 살수록 ‘근육량’보다 중요한 건 근력이다 [박민선의 건강톡톡] - 시사저널
- 오십견인 줄 알았는데…어깨 통증의 숨은 진실 - 시사저널
- 위고비·마운자로는 안전?…‘담석·췌장염’ 등 부작용 가능성도 - 시사저널
- 수면장애, 치매·파킨슨병 위험 높인다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