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종전 기대···중동 경험 있는 건설사가 재건 수혜株
대우건설·현대건설·삼성E&A·GS건설·DL이앤씨 등 5개사가 수혜 가능성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중동 지역에서 재건과 플랜트·원전·LNG 등 에너지 인프라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재건 사업이 본격화되면 중동 지역에서 수주 이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국내 5개 대형 건설사에 수주가 집중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중동에서 각종 수주 경력이 많은 대우건설, 현대건설, 삼성E&A, GS건설, DL이앤씨 등 5개 건설사가 종전 이후 진행될 재건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집계한 중동 에너지 인프라의 수리·복원 비용은 최소 250억달러(약 37조원)로 추정된다. 이번 전쟁으로 손상된 에너지 시설은 80여 곳이 넘는다. 이 가운데 30%는 이란 지역이고 나머지 70%는 인근 중동 국가 지역이다. 손상된 시설 가운데 한국 기업이 시공에 참여한 곳은 약 12곳이다.
국내 기업이 시공한 사업장의 재건 사업 역시 국내 기업이 맡을 전망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재건 발주의 경우 비용보다는 시간이 더 중요한데 과거 수행했던 EPC사들이 설계, 자재 스펙, 공사 방식 등 이해도가 높아 더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며 "공사비가 저렴한 중국 업체보다는 손상 입은 해당 프로젝트를 지었던 EPC사를 우선적으로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대우건설, 현대건설, 삼성E&A, GS건설, DL이앤씨 등 5개사는 그동안 중동 지역에서 꾸준하게 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리비아 내전 등으로 장기간 지속된 고유가 시대에 중동 산유국들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주했는데 국내 건설사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지역에서 대거 수주를 따내면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5개 건설사는 각사마다 중동 지역 내에서 지역별, 국가별 수주 이력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지역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수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13년에 수주해 2020년 완공한 이라크 방파제 사업을 시작으로 2020년 5개 패키지 사업을 일괄 수주하는 등 다양한 토목사업을 펼쳐왔다.
현대건설은 1976년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던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오랜 수주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사우디 아람코와 장기계약 체결(LTA)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오랜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3년 3조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플랜트 2단계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삼성E&A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수주잔고 17조7562억원 가운데 51%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이다. 삼성E&A는 2007년 사우디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암모니아 생산 설비 구축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주했고 2011년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27얼 달러 규모의 샤이바 가스-오일 플랜트 프로젝트도 전체 4개 패키지를 일괄 수주하기도 했다.
GS건설 역시 바레인, 쿠웨이트, UAE, 사우디 등 중동 지역에서 정유 및 가스 프로젝트를 다수 수주했다. 특히 이번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 산업 단지에도 시공사로 참여했기에 수주 가능성이 높다.
DL이앤씨는 이란과 밀접도가 높다. DL이앤씨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 기간에도 철수하지 않고 현장을 유지한 유일한 대형 건설사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이란과 가장 독보적인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후 중동 재건과 우회 파이프라인 증설 과정에서 국내 건설사의 역할이 중추적일 것"이라며 "향후 3년간 기대되는 원전 및 중동지역 수주는 1400억달러 수준으로 2010~2014년 당시 수주 모멘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과거 국내 건설사들이 2010년대 중동 지역 수주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던 일이 있었기에 일각에서는 우려도 여전하다.
당시 국내 건설사들은 대부분의 계약을 설계, 조달, 시공을 모두 책임지는 총액확정 일괄수주(Lump Sum Turnkey)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공기 지연이나 자재비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를 시공사가 전부 부담하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현재는 발주처와 시공사 각각 리스크를 분담하는 계약 구조로 점차 바뀌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초기에는 신규 개발보다 에너지·전력 등 기존 인프라 복구 사업이 우선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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