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와서 첫 표현 트집! 北 내고향 "한일전? 거친 경기?" 발끈…"조선 여성의 강한 정신력으로 우승하겠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아시아 여자 축구 왕좌를 가리는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한일전'이라는 단어와 '거친 축구'라는 표현에 북한 사령탑이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방남 후 조심스럽게 말해왔던 북한 선수단의 첫 날선 응대였다.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 매치업이 성립됐다.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북한의 내고향과 일본의 도쿄 베르니 벨레자가 정상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리유일 감독은 우승컵의 주인공이 가려지기 하루 전인 22일 진행된 공식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결승에 임하는 출사표와 팀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내고향은 준결승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수원FC 위민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 티켓을 따냈다. 이에 맞서는 도쿄 베르디는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호주의 멜버른 시티를 3-1로 여유 있게 돌려세우고 파이널 무대에 안착했다. 두 팀은 이미 지난해 11월 본선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은 이력이 있으며, 당시에는 도쿄 베르디가 내고향에 4-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의 화두는 단연 경기 성향과 라이벌 구도에 대한 신경전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내 취재진 측에서 '한일전만큼이나 치열하고 거친 흐름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내고향 측에서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리유일 감독은 옆에 있던 통역사에게 한일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되물었고, 급기야 취재진이 추가 설명을 하기도 했다. 리유일 감독은 2년 전 파리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 언론이 북한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에 답변을 거부한 적이 있어 회견장 분위기가 순간 얼어붙었다.
다행히 리유일 감독은 "축구라는 종목은 명확한 경기 규칙이 존재하고 이를 판가름하는 심판이 상주한다"면서 "준결승 당시 상대편 측에서 나온 일부 발언들을 전해 들었는데, 도대체 거친 경기라는 표현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강도가 센 경기를 말하는지 적절히 강한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반칙이면 반칙이고, 경고면 경고 처분을 받지 않느냐"며 "결승전 역시 규칙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우리가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부을 뿐"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러한 예민한 반응의 밑바탕에는 최근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는 북한 여자 축구의 강한 자부심이 깔려 있다. 과거 성인 대표팀 사령탑 경력도 보유한 리유일 감독은 북한 축구의 급성장 비결에 대해 체계적인 엘리트 교육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평양국제축구학교 등 고도화된 유소년 육성 인프라를 통해 배출된 자원들이 연령별 아시아 대회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내고향의 우승을 향한 열망도 숨기지 않았다. 결승전 준비 상태가 만족스럽다고 밝힌 리유일 감독은 "이번 결승이라는 큰 무대를 거치면서 우리 선수들이 한 단계 더 단단하고 훌륭한 팀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 역시 우승 트로피만큼이나 대단히 중요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선수단 대표로 나선 공격수 김경영 역시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지난 준결승전에서 결정적인 헤더 역전골로 팀을 구했던 김경영은 결승 상대인 도쿄 베르디의 전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김경영은 "그동안 여러 경기를 치르며 귀중한 경험치들을 많이 축적했다"며 "조선 여성 고유의 끈질긴 정신력과 높은 집단정신, 여러가지 전술적 수법들을 활용해 반드시 승리자가 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결승 상대인 도쿄 베르디의 구스노세 나오키 감독은 내고향의 전력 변화를 예의시하고 나섰다. 구스노세 감독은 "피지컬과 기술적 역량을 모두 겸비한 까다로운 상대"라고 내고향을 평가하며 "비록 조별리그 예선 단계에서는 우리가 승리를 챙겼지만, 결승전은 그때처럼 수월하게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상대의 선 굵고 파워풀한 플레이에 밀리지 않도록 우리만의 색깔로 맞서 타이틀을 쟁취하겠다"고 받아쳤다.
도쿄 베르디는 지난 2019년 대한민국 용인에서 개최됐던 이번 대회의 전신인 AFC 여자 클럽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던 전통의 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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