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견제’ AMD, 대만에 100억달러 투자…“대만은 첨단 반도체 기술 중심지”

글로벌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추격하고 있는 미 반도체 기업 AMD가 대만에 100억 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하기로 해 반도체 업계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를 비롯해 소재부터 첨단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를 갖춘 대만의 AI 반도체 공급망을 발판으로, 엔비디아 견제 행보에 속도를 내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리사 수 AMD CEO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대만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대만은 필수불가결한 첨단 기술 중심지”라고 말했다. 수 CEO는 “대만 반도체 생태계가 특별한 점은 기초 소재부터 첨단 공정 기술, 후공정(패키징) 기술 및 시스템 등 생태계 모든 요소를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며 “전 세계에서 이 모든 것을 다 구축한 곳은 대만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앞서 AMD는 전날 100만달러 투자 계획과 관련해 “대만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를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AI 인프라를 위한 첨단 패키징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 CEO는 “지금은 향후 1~3년 동안 충분한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해야 할 때”라며 “(AI)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우리는 파트너들에 생산을 더 빨리 늘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투자를 통해 (그로 인한 부담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AMD의 행보는 대만의 탄탄한 AI 반도체 공급망 기반을 발판으로 병목을 해결하고 차세대 AI칩 및 플랫폼 양산 속도를 끌어올려 엔비디아 견제를 가속화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대만은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핵심 반도체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AMD는 최근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AMD는 업계 최초로 TSMC 2나노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베니스’를 생산하고 있다. 수 CEO도 이날 “1년 전 우리의 예측보다 전체 CPU 시장 수요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AI 추론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복잡한 연산이나 데이터 처리는 물론 시스템 전체를 잘 조율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CPU의 위상이 다시 살아나는 추세다. GPU 시장은 엔비디아가 독주하고 있지만 CPU 시장에선 AMD, 인텔 등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대만 방문에 앞서 중국을 찾아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을 만난 수 CEO는 중국 시장이 AMD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면서 미국 수출통제를 준수하면서 중국 고객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도 밝혔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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