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학교 ‘고교학점제’ 개설 과목, 서울의 절반…교사 수 차이도 커

학생 수 100명 혹은 6학급 이하 지역 소규모 학교 ‘고교학점제’ 개설 과목이 서울 일반고 개설 과목 수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수 격차도 커 경북 소규모 고교의 평균 교사 수는 서울 평균 교사의 20%에 불과해 고교학점제에 따른 지역 격차로 인한 교육 기회 불평등이 현실로 드러났다.
2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고교학점제는 소규모 고교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있는가 : 경북, 전남 지역 고교 사례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보면, 서울과 지역 간 과목 개설 수 격차가 뚜렷했다. 고등학교 2학년 기준 평균 과목 개설 수는 서울 40개, 경북 30개, 전남 27개였다. 학생 수 100명 혹은 6학급 이하의 소규모 고교로 좁히면 경북은 20개, 전남은 21개다. 이는 같은 지역 소규모가 아닌 고교의 3분의 2 수준이다.
교사 수 격차도 컸다. 경북 소규모 고교의 평균 교사 수는 12명으로, 경북 내 일반 고교(40명)의 30%에 불과했다. 전남 소규모 학교는 평균 9명으로 같은 지역 일반 고교(33명)과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 평균은 58명이다.
교사 수가 부족하다 보니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며 수업하는 순회교사 의존도도 높았다. 경북 소규모고교 72.2%, 전남 소규모고교 58.8%가 순회교사를 운영했다. 이는 서울 전체 고교(39%)나 경북(18.3%), 전남(39.7%) 일반 고교보다 높은 비율이다.

비정상적인 교원 운영으로 소규모 학교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다과목 강의를 위해 공통과목에 기간제 교사를 우선 배치하고 정규 교원을 선택과목에 투입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벌어지는가 하면, 전공이 아닌 과목을 가르치는 상치교사 사례도 빈번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소규모 특성화고의 경우 교사 부족으로 실습 교육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안전 교육 등이 소홀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근 학교와 과목을 함께 운영하는 공동교육과정과 원격 수업인 온라인학교 의존도도 높다. 교외 공동교육과정 개설 비율은 경북·전남 소규모고교가 각각 44.4%, 41.2%다. 같은 지역 일반고(경북 18.4%, 전남 17.8%)보다 훨씬 높다. 학교 간 거리와 교통 여건 때문에 공동교육과정을 아예 운영하지 못하는 소규모 고교도 일반고보다 많았다.
소규모 고교 학생이 대입에서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교학점제와 함께 도입된 내신 5등급 상대평가 체제에서 소규모 고교가 선택과목을 늘리면 수강인원 9명 미만의 소인수 강좌가 생겨 1등급(10%)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이 아예 없게 되거나 성적 관리에 불리해진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적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성적에 유리한 과목으로 몰리고, 이는 전공 적합성을 중시하는 대입에서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소규모 학교가 주로 의지하는 공동교육과정과 온라인학교 과목은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주로 교내에서 상대평가 선택과목을 고르는 일반고에 비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입법조사처는 소규모 고교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촉구했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소규모 고교의 최소 필수 교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학교가 강사를 직접 채용하도록 하지 않고, 교육청이 상시 강사 인력 풀을 운영해 수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동교육과정과 온라인학교 일부 강좌에 상대평가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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