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투표소 절반, 장애인 접근성 ‘부적합’…“임시방편 그만해야”

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지역 투표소 2곳 중 1곳은 장애인 등 이동약자가 접근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22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소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10일간 진행됐다. 장애인 당사자 활동가와 투표소 접근성 모니터링 경험이 있는 도민 등 18명이 참여했으며, 제주지역 사전투표소와 선거일 투표소 중 중복 장소를 제외한 총 250곳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항목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주출입구 접근로, 높이차 제거, 출입구 구분 등이다. 모니터링 체크리스트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참고해 구성됐다.
조사 결과 주출입구 접근로, 높이차 제거, 출입구 등 3개 항목이 모두 적합한 투표소는 124곳(50%)에 그쳤다. 나머지 126곳(50%)은 1가지 이상 항목에서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항목이 부적합한 투표소도 39곳(16%)으로 조사됐다.

높이차 제거 항목은 153곳(61%)이 적합, 97곳(39%)이 부적합으로 조사됐다. 출입구까지 경사가 매우 높거나 설치된 경사로의 기울기와 유효폭이 기준에 맞지 않는 사례, 경사로 없이 계단으로만 출입이 가능한 사례 등이 확인됐다.
출입구 항목은 191곳(76%)이 적합, 59곳(24%)이 부적합했다. 부적합 사례로는 유효폭이 좁거나 단차가 높아 출입이 어려운 경우가 지적됐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171곳(68%)이 적합, 79곳(32%)이 부적합으로 조사됐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없거나, 설치돼 있더라도 면적과 재질 등이 규격에 맞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사회 구성원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의사를 표현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소 접근성 개선을 위해 임시 경사로 등을 설치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에 국한되지 않고 노인·임신부 등 누구나 시설 이용에 항시 안전하고 편리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편의시설 설치·관리를 끌어내는 강력한 의지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