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활동가 ‘이스라엘 구금·폭행’ 주장…외교부 “이스라엘에 엄중 인식 전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호선단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석방된 한국인 국제 활동가들이 구금 및 폭행 피해를 주장했다. 외교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사안의 심각성에 걸맞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스라엘 측에 두 활동가가 겪은 피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풀려난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와 김동현씨는 22일 오전 6시23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구금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아현씨는 “저희 배가 마지막으로 나포된 배 중 하나였고, 당시 이스라엘군이 굉장히 흥분한 상태였다”며 “제가 감옥에 갔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이 구타당한 뒤였다. 저 역시 얼굴을 여러 차례 맞아 현재 왼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상태”라고 밝혔다.
김동현씨가 탑승한 가자지구 구호선박 ‘키리아코스 X호’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약 465㎞ 떨어진 키프로스 인근 지중해 해상에서 나포됐다. 김아현씨가 탑승한 ‘리나 알 나불시호’는 이튿날인 19일 가자지구에서 약 220㎞ 떨어진 지중해 해상에서 나포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아현씨와 김동현씨는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뒤 같은 선박에 탑승하고 있던 400여명의 국제 활동가들과 함께 이스라엘 남부 아슈도드 항구로 압송됐다. 이들은 현지에서 신원 확인과 행정 절차를 거쳤으며, 김아현·김동현씨는 이스라엘 내 구금시설로 이송되지 않고 벤구리온 공항 인근 경찰서로 이동했다.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 영사가 경찰서에서 두 활동가를 접견했다. 외교부는 접견 과정에서 나포 당시 이스라엘군의 거친 행동이 있었던 정황을 파악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두 활동가는 공항으로 이동해 제3국을 거쳐 국내에 입국했다.
앞서 외교부는 두 활동가의 나포 소식을 접한 뒤 이들을 구금 없이 즉각 석방·추방하도록 이스라엘 측에 요청한 바 있다. 외교부는 두 활동가가 정식 구금시설로 이송되지 않았던 정황을 바탕으로 전날 이들이 “구금시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추방”됐다고 밝혔던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날 두 활동가가 기자회견을 통해 구금 및 폭행 피해를 주장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 당국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는 이스라엘군의 구타 행위가 있었다는 우리 국민의 증언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외교부는 이스라엘 측에 우리의 엄중한 인식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실관계 확인 결과에 따라 사안의 심각성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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