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후보가 누구에요?"…무관심 속 막오른 광주 광산을 보선

김혜인 2026. 5. 2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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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중심 투표…후보 개인 인지도 낮아
민주당 독주 불만에도 대안 세력 '부재'
본격 유세 나선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후보들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공신 선거운동 기간인 21일부터 22일까지 더불어민주당 임문영(왼쪽부터)·국민의힘 안태욱·조국혁신당 배수진·진보당 전주연·기본소득당 신지혜·무소속 구본기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후보가 광주 광산구 일대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6.5.22 [신지혜·구본기 후보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n@yna.co.kr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정당까지는 알겠는데 솔직히 누가 후보로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2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신가동과 수완지구 일대.

차량 통행이 잦은 사거리마다 후보 이름과 기호가 적힌 점퍼를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연신 허리를 숙이며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문영·국민의힘 안태욱·조국혁신당 배수진·진보당 전주연·기본소득당 신지혜·무소속 구본기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은 저마다 손팻말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 차량에서는 후보별 공약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산업단지가 많은 광산구의 특성상 일자리와 경제 관련 내용이 주를 이뤘다.

민주당 임문영 후보는 광산구를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실증 선도도시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웠고, 국민의힘 안태욱 후보는 AI 첨단투자선도지구 지정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배수진 후보는 청소년 교육권·건강권 강화를, 진보당 전주연 후보는 지역 산업 전환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공약했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동 현안 해결과 노동권 보장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고, 무소속 구본기 후보는 내란 세력 단죄와 정치개혁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이를 유심히 듣는 시민은 많지 않았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후보들을 한 번씩 쳐다본 뒤 다시 휴대전화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고 이어폰을 낀 채 발걸음을 재촉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다.

차량 행렬 역시 대부분 무심히 지나갔고, 간혹 경적을 울리며 지지 의사를 나타내는 운전자만 눈에 띄었다.

지방선거와 함께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운동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거리 분위기는 예상보다 조용했다.

수완지구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지현(31) 씨는 "전남광주통합시장 후보 정도는 뉴스에서 자주 나오니까 1∼2명 정도는 아는데 의원 후보들은 솔직히 누가 나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관심이 없다"고 털어놨다.

신도심인 첨단지구와 수완지구를 중심으로 한 광산구는 광주에서 가장 평균 연령이 낮은 지역으로 꼽히면서 역대 선거에서는 민주당 강세가 두드러졌던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번 보궐선거 역시 민주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회사원 선주혁(57) 씨는 "광주는 원래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그 표가 국민의힘으로 갈 리는 없고, 그렇다고 다른 정당들이 존재감을 보여줬느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독주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수완지구 공원을 산책하던 하용배(71) 씨는 "민주당을 오래 찍어왔지만 광주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모르겠다. 청년들은 서울로 떠나고 먹고살기는 더 팍팍해진 것 같다"며 "표를 몰아주기만 하면 정치인들도 절박함이 없어지는 것 같다. 경쟁도 하고 시민들 눈치도 봐야 더 열심히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외 대안을 선뜻 찾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평동산단 노동자인 정성모(37) 씨는 "민주당이 싫어서 다른 당을 찍겠다는 사람은 있어도 막상 누구를 뽑을 것이냐고 물으면 다들 제대로 말을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후보들이 저마다 내건 공약이 시민들에게 뚜렷하게 각인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광산구 신가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62) 씨는 "선거철만 되면 경제를 살리겠다, 민생을 챙기겠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다"며 "누가 되든 살림살이가 나아졌으면 하는 생각뿐"이라고 바랐다.

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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