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감염 1000명 넘었을 수도…콩고민주공화국 초기 확산 비상

조가현 기자 2026. 5. 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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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 3D 모형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에볼라 유행 실제 감염 규모가 공식 집계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바이러스가 수 주간 감지되지 않은 채 퍼진 데다 확산 속도가 역대 최대 유행 초기보다 가파른 것으로 나타나 국제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상 최대 규모 에볼라 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에볼라 유행 실태를 다루며 제임스 바구마 우간다 마케레레대 연구원 인터뷰를 통해 현재 확산 규모와 배경을 집중 조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일 기준 확진 61건, 의심 사례 약 600건이 보고됐으며 사망자는 최소 139명으로 추정된다. 

공식 수치는 실제를 크게 밑돌 가능성이 높다. 지난 18일 루스 맥케이브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원팀은 과거 분디부교 바이러스 치명률과 현재 사망자 수를 토대로 수리 모델링한 결과 실제 감염자가 이미 900건을 넘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추정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1000건을 초과했을 수도 있다.

이번 유행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분디부교 에볼라바이러스로 희귀 종에 속한다. 분디부교 바이러스 치명률은 30~50%로 2014~16년 서아프리카 대유행 당시 약 40%, 2018~20년 콩고 대유행 당시 66%를 기록한 자이르 바이러스보다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초기 확산 속도 자체가 문제다. 현재 확산 속도가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유행 초기보다 더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유행으로 결국 2만8600명을 감염돼 1만13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바이러스는 이미 두 달 가까이 확인되지 않은 채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WHO 조사팀은 4월 20일 사망자를 잠정적 첫 사망 사례로 보고 있다. 5월 5일 한 명의 감염자가 다수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추가 사망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가 공식 발병을 선언한 지난 15일 당시 이미 246건의 의심 사례와 80명의 의심 사망자가 집계됐다.

 
WHO는 17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번 유행이 도시와 준도시에 해당하는 이투리 주·북키부 주에서 발생해 인구 이동과 접촉이 잦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현 상황이 팬데믹 비상 사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확산 배경으로는 박쥐·야생동물과 사람 간 일상적 접촉 환경이 지목된다. 바구마 연구원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콩고민주공화국·우간다 국경 지역이 동물-사람 간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높은 이유로 다음과 같은 요인을 꼽았다. 

분디부교 지역 주민은 과일박쥐·원숭이 등이 밀집한 국립공원 인근에 거주하며 사냥과 야생동물 고기 섭취가 일상화돼 있다. 국경 왕래가 여권 없이 자유롭게 이뤄지고 양국 사이 야생동물 고기 시장도 존재한다. 집 안에 서식하는 박쥐가 음식과 물을 오염시키는 사례도 빈번하다.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도 과제다. 바구마 연구원은 "야생동물 고기를 자주 먹어도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경험이 쌓여 있어 지속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건 메시지 전달 방식으로는 지역 지도자·종교 지도자·여성 단체를 활용하는 접근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이 식재료 마련·조리·자녀 돌봄 등 가정 내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 보건 메시지 수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물리적 대응책도 제시됐다. 바구마 연구원은 박쥐를 없애기보다 지붕 틈을 막고 나무를 심어 박쥐가 집 안이 아닌 나무에 보금자리를 틀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감시 체계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연구는 분디부교 일부 소구역만 다루고 있어 박쥐 서식지 분포와 고위험 지역 전반을 파악하려면 체계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발병 최종 규모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데이비드 올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교수는 "현 시점에서 수만 명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징후는 없다"면서 "2014년 바이러스 봉쇄를 도운 경험 있는 전문가들이 이번 대응에도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자나비 WHO 아프리카 지역 국장은 사례 감지·격리·지역 사회 홍보 등 방역 조치가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확대되느냐에 따라 유행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톰 프리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전 국장은 "앞으로 몇 주가 이번 에볼라 발병이 대규모에 그칠지 아니면 걷잡을 수 없는 규모로 번질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doi.org/10.1038/d41586-026-01646-x 
doi.org/10.1038/d41586-026-01645-y 
imperial.ac.uk/mrc-global-infectious-disease-analysis/research-themes/preparedness-and-response-to-emerging-threats/report-ebola-18-05-2026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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