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신용융자 7조 첫 돌파… ‘빚투’도 반도체에 몰렸다
작년보다 삼전 5배·하닉 11배
두 종목 합산액만 전체 19.2%
주가 하락하면 손실규모 확대
개인투자자 위험성 증가 우려

22일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정규장에서 30만 원을 돌파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린 개인투자자의 ‘빚투(신용거래융자)’가 사상 처음으로 7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두 종목에 새로 불어난 신용거래융자만 4조7900억 원에 달한다. 반도체 대장주 랠리에 올라타려는 레버리지성 매수세가 상승장에서는 주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지만,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경우 반대매매와 개인 손실 확대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8.51% 오르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던 삼성전자는 이날 30만 원에 출발해 장 초반 30만500원까지 올랐다. 정규장 기준으로 처음 30만 원 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오전 장중 2%대 약세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도 193만 원대에서 약보합권을 오가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반도체 투톱의 주가 질주와 맞물려 개인의 빚투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21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4조2751억 원, SK하이닉스는 3조437억 원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의 합산 잔고는 7조3188억 원에 달했다. 직전 거래일인 20일 6조9610억 원에서 하루 만에 3578억 원 더 늘었다. 삼성전자가 2069억 원, SK하이닉스가 1509억 원 각각 증가했다.
증가 속도는 올해 들어 더 가팔라졌다. 지난해 말 2조5288억 원이던 두 종목의 합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들어 4조7900억 원 불었다. 특히 코스피 지수 앞자리가 7000선, 8000선으로 두 차례나 바뀐 5월에는 두 종목의 신용 잔고 증가분이 1조6996억 원에 달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약 5배, SK하이닉스는 11배 넘게 불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두 종목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합산액은 코스피·코스닥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 36조2370억 원의 19.2%를 차지했다.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 26조36억 원만 놓고 보면 두 종목 비중은 26.7%로, 코스피 시장 빚투 자금의 4분의 1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셈이다.
문제는 반도체 투톱에 쌓인 신용거래융자가 상승장에서는 랠리에 힘을 보태지만, 조정장에서는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구조인 만큼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이 확대되고, 담보비율이 낮아질 경우 반대매매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신용거래융자 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된 만큼, 글로벌 매크로 환경 변화나 외국인의 차익 실현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경우 개인투자자의 손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며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무차별적 추격 매수보다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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