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신망받는 대북특사의 필요성

2026. 5. 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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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가 통일과 심각하게 멀어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 공화국을 건드리는 한국의 행위에 대해 추호의 고려나 사소한 주춤도 없이 무자비하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공화국정부는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불퇴로 계속 공고히 다지며 적대세력들의 온갖 반공화국 도발책동을 짓부숴버리기 위한 대적(對敵) 투쟁을 공세적으로 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23년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니라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라고 선언했다.

북한은 지난 1991년 ‘남과 북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된 특수관계’로 선언하면서 남북기본합의서를 부정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별개의 국가이고 북한은 한민족이 아니라 김일성민족이라고 주장했다.

이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일성, 김정일의 유훈과 평생의 소원인 남북통일을 거스르고 남북한을 다른 민족, 다른 나라로 살아가려고 한다. 대한민국을 주적이자 최대의 적국으로 선언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입장을 냈지만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남북기본합의서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남북한 관계를 ‘평화적 2국가’로 재정의하려고 주창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적 2국가론에 대해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고 가장 명백한 언사와 행동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면서 다루어나갈 것”라고 일축하며 강한 분노감과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엔 한계가 있다. 남북관계를 ‘평화적 2국가’로 규정하는 노력은 북한의 적대적 2국가론에 대응하는 논리로서 그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다만 남북한 특수관계론의 공식적 입장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 대한민국 헌법, 남북교류협력법, 이산가족법, 북한이탈주민법 등 법률과 헌법재판소 결정, 대법원 판례들에 충돌하는 문제도 있다.

그렇다면,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어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은 전직 대통령이 중요 외교적 현안을 풀기 위해 초당적 협력을 한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1994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거부하면서 일명 1차 북핵위기가 발생했을 때였다. 당시 미국 정부가 북한의 연변 핵시설을 폭격하려는 검토까지 했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긴장감이 멤돌았다. 이때 미국의 전 대통령 지미 카터는 북한을 방문해 당시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그 결과 미국과 북한은 핵협상을 재개하기로 했고, 제네바 기본합의가 도출됐다. 북한은 플루토늄 생산을 중단하며 단기적으로 북한의 핵개발이 억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 다시 한번 돌파구를 마련할 인물이 필요하다. 적임자는 미국의 과거 역사처럼 전직 대통령의 역할을 생각해 봄 직 하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 부장을 직접 만나 정삼회담까지 했던 전직 대통령이 현 정부의 평화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적임자일 수 있다. 판문점 회담까지 이끌어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외교 자산이 더욱 주목받는 시점이다. 남북 사이 대화의 물꼬가 다시 트이길 바란다.

박원연 법무법인 로베리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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