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 된 K-라면…해외 매출 비중 커진 라면업계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국내 라면업계가 해외 시장 성장에 힘입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수 소비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며 'K-라면'의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해외 수요 확대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1분기 매출은 7144억원, 영업이익은 177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 32% 증가했다. 특히 면스낵 부문 매출이 36%(6540억원) 급증하며 전체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회사 측은 "불닭브랜드에 대한 해외 수요가 지속됐으며, 공급 확대와 고환율 효과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5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늘며 전체 매출의 81.9%를 차지했다. 미국·중국 법인이 30%대 성장한 가운데, 유럽 법인은 770억원으로 215% 급증했다. 이는 밀양2공장 가동을 통한 공급 확대와 서유럽 유통망 입점 성공이 영향을 줬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경영 체계 강화와 생산·판매 인프라 확장에 집중하며 고성장 기반을 더욱 굳건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이벌 농심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9340억원, 영업이익 67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20.3% 성장했다. 회사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라면 부문 매출은 80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다.
농심은 해외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해외법인 매출은 3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했다. 중국·일본·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 유통 채널이 확대되며 2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법인 매출은 6212억원으로 2.8% 감소했다. 유럽법인 설립 과정에서 일부 수출 매출이 해외법인으로 이관된 영향이다.
농심은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오는 2030년까지 연매출 7조3000억원을 달성하고, 이 가운데 약 60%인 4조4000억원을 해외에서 올리겠다는 목표다. 내달 러시아 모스크바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는 해외 수요 대응을 위해 부산 녹산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최근 출시한 '신라면 로제' 역시 한국과 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오는 6월부터 글로벌 시장 생산·수출에 본격 돌입한다.
오뚜기도 해외 사업 확대 흐름을 이어갔다. 오뚜기의 올해 1분기 매출은 95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94억원으로 3.3% 늘었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10.9%에서 올해 11.5%로 소폭 확대됐다. 오뚜기 또한 해외 시장 개척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 수출액은 15억2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약 22% 증가했다. 연간 라면 수출액이 1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최근 들어서다. 올해 1분기 라면 수출액 역시 4억245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전체 농식품 수출액 가운데 약 17%를 라면이 차지하며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 인지도 확대와 함께 현지 유통망 진출이 맞물리며 라면 수출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