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찬반투표 시작…과반 넘어야 파업 리스크 완전 해소

김현일 2026. 5. 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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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짜리 ‘반도체 특별성과급’ 반응 엇갈려
투표권 가진 조합원 7만명 이상, 과반찬성 필요
부결 시 파업 리스크에 노조 리더십도 ‘타격’
非메모리 표심에 달려…1.6억원에 볼멘소리
DX부문 반대 목소리 불구 동행노조 투표 배제
삼성전자 노사가 간밤 총파업 시작 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 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통과되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넘게 이어진 노사갈등도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화성=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2일부터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놓고 운명의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이번 투표는 총파업 여부는 물론 향후 10년간 운영할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 제도, 노조 집행부 신임 여부 등이 걸린 만큼 삼성전자 안팎에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와 완제품(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임직원을 중심으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이들의 표심에 특히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반 찬성 나와야 파업 가능성 사라져…노조 신임여부도 달려
삼성전자 노사가 간밤 총파업 시작 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 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통과되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넘게 이어진 노사갈등도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찬반 투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엿새에 걸쳐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표권한은 지난 21일 오후 2시까지 노조 가입명부에 이름을 올린 조합원에게만 주어진다.

재적 조합원 과반이 투표에 참여해야 하며 이 중 과반이 찬성하면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은 최종 가결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노사 대치 국면은 종식되며 국내외 반도체 산업을 긴장케 했던 파업 리스크도 완전 소멸된다.

반면, 조합원들의 찬성표가 과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잠정합의안은 부결되고 파업 리스크도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 역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임금 협상을 위한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이번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노조 집행부의 리더십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내부 평가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거나 신임 노조위원장 선출 과정을 거쳐야 해 내홍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노조들이 모여 결성한 공동교섭단을 전면에서 이끈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잠정합의안 투표 결과를 조합원분들이 주신 초기업노조의 성적표로 삼겠다”고 밝혀 이번 투표에 현 노조 집행부에 대한 신임 여부도 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非메모리 조합원 표심 촉각…메모리와의 격차에 반발

앞서 노사가 지난 20일 밤 극적으로 잠정 합의에 이르렀지만 합의안을 두고 임직원들의 반응은 사업부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어 투표 결과에 어떻게 작용할 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의 조합원 수는 21일 오후 2시 기준 7만850명이다. 이 중 75% 이상이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소속으로 알려졌다. DS부문 중에서도 메모리사업부 소속 조합원 비율이 약 30%로 가장 높다.

DS부문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300조원으로 가정하면 약 31조5000억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쓰인다. 이 중 40%는 DS부문 구성원 전체에 똑같이 배분되고, 나머지 60%는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이에 따라 약 5억9000만원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손에 쥐게 되는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반도체연구소·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테스트&패키지총괄·AI센터 등 공통조직 조합원(약 1만7000명)들의 찬성표까지 더해질 경우 가결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관건은 적자를 기록 중인 비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조합원들의 표심이다. 이들이 내년부터 받게 되는 특별성과급은 1억6200만원이다.

메모리사업부와 3배 넘게 차이가 나다보니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메모리사업부 중심의 보상 체계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지만 막상 큰 폭의 성과급 격차를 체감하게 되자 “파운드리는 버렸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적자 사업부인 만큼 메모리와의 성과급 격차는 당연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합의안 가결을 위해 투표 기간 동안 르팡(시스템LSI·파운드리) 조합원들을 자극하지 말고 잘 달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DX 임직원 반대 목소리 높지만 “동행노조 투표권 없어”

DX부문 임직원 중심의 삼성전자노조 동행(동행 노조)은 이달 초 조합원이 2300여명에 불과했지만 전날 1만1172명으로 급증했다. 잠정합의안에 실망한 DX부문 임직원들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DX부문 조합원들 역시 반대 기류가 강한 가운데 동행 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 투표에서 배제돼 반발하는 상황이다. 전날 저녁 초기업노조로부터 투표권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최승호 위원장은 동행 노조 측에 보낸 메일을 통해 “법적 검토 중이나 동행 노조는 공동교섭단을 종료해 투표권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행 노조는 초기업노조의 공격과 비하를 문제를 삼으며 지난 4일 공동교섭단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이후 회사 측에 직접 개별교섭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2027년 2월까지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유지해 개별 교섭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공동교섭단에는 초기업노조와 전삼노만이 남았다. 두 노조의 조합원 수를 합산하면 8만7136명이다. 중복 가입자를 고려하면 실제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은 7만명대로 추산된다. 전원이 참석한다면 3만50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편,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은 전날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회사와 구성원의 미래를 위해 다함께 뜻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갈등의 시간을 뒤로하고, 모두가 하나로 힘을 모아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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