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5등급제 첫해 '전과목 1등급' 6배↑…"한과목 놓치면 의대 못가"

김지현 기자 2026. 5. 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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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9명→648명·경기 151명→1082명…전국서 '올1' 폭증
대학들 수능최저·정성평가 강화…내신 부담 오히려 더 커져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 입시 홍보문이 붙어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에 따르면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이 사라진다. 또 2025년부터는 현재 9등급 상대평가로 이뤄지는 고교 내신이 5등급으로 바뀐다. 2023.10.11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고교학점제와 함께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지난해 전국 고등학교 1학년에서 전 과목 1등급을 받은 학생이 4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9등급제 시절보다 6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교육계에서는 "한 과목이라도 1등급을 놓치면 의대에 갈 수 없다"는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오히려 경쟁 압박이 더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3~2025년 고1 내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1 학생 42만3257명 가운데 1·2학기 모두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은 4588명(1.1%)이었다.

이는 2023년 739명(0.16%), 2024년 712명(0.16%)과 비교해 6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내신 5등급제가 적용된 지난해부터 1등급 비율이 기존 9등급제 상위 4%에서 상위 10%로 확대된 영향이 본격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충남교육청은 제출 자료에서 '2023~2024학년도는 9등급제, 2025학년도는 5등급제'라고 명시했다.

지역별 증가 폭도 컸다. 서울은 전 과목 1등급 학생이 2024년 89명에서 지난해 648명으로 7배 넘게 증가했다. 비율 역시 0.13%에서 0.99%로 뛰었다. 경기 역시 151명에서 1082명으로 급증했다.

인천은 38명에서 239명으로 늘었고 경남은 48명에서 360명으로 7배 이상 증가했다. 전북은 49명에서 246명으로, 비율은 0.29%에서 1.57%로 상승했다.

광주도 전 과목 1등급 학생 비율이 0.30%에서 1.75%로 상승했고 전남은 0.26%에서 1.29%로 올랐다.

지난해 전 과목 1등급을 받은 학생 수는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 수도권 12개 의대 입학 정원(1022명)의 4.5배 수준이다. 전국 39개 의대 입학 정원(3628명)과 서울대 모집 인원(3603명)보다도 많다.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상위권 학생들의 불안 심리를 더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1등급 받기 어려움'이 부담이었다면 이제는 '모두가 1등급이라 한 과목도 놓칠 수 없다'는 압박으로 경쟁 양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학들은 내신 변별력 약화에 대응해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정성평가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양대는 2028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비율을 기존 54.2%(859명)에서 80.7%(1606명)로 확대했다. 경희대와 서강대 역시 수능 최저 적용 비율을 높였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은 학생부 교과전형에 수업 선택과 탐구 활동 등을 반영하는 정성평가 요소를 추가했다. 내신만으로 학생을 가려내기 어려워지자 수능과 비교과 평가를 함께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학생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신 경쟁 부담을 줄이겠다며 5등급제를 도입했지만 현실에서는 내신·수능·비교과를 모두 챙겨야 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고2 학생들은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세대인 만큼 입시 예측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다. 기존 입시 자료만으로는 어느 정도 내신이면 어떤 대학에 지원 가능한지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전 과목 1등급 학생까지 급증하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태 의원은 "학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지 못한 채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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