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47>대자대비의 백의관음상이자 질병구제의 양류관음상

백련(白蓮) 지운영의 1918년 67세 때 작품인 '백의관음상'이다. 푸른 물결 위 분홍빛 커다란 연꽃 꽃잎 한 잎에 흰옷의 관음보살님이 서 계신다. 버들가지를 하얀 감로수 그릇에 담가 뿌려주는 모습이다. 관음보살의 영험을 나타내는 지물(持物)은 보배로운 구슬인 보주(寶珠), 깨끗한 물이 담긴 정병(淨甁), 연꽃 등이 있는데 여기서는 버들가지를 든 양류(楊柳)관음이자 백의(白衣)관음이다. 양류관음은 병을 낫게 하는 질병구제의 뜻이다. 지운영은 이렇게 찬문을 써넣었다.
달 같은 얼굴 길하고 상서로우신 관세음보살님/ 고난과 고통에서 구해주시는 대자대비하심이여/ 버들가지로 감로수를 뿌려주심이여/ 이 정성 다하오니 강림하소서
月面吉祥觀世音 救難救苦大慈心 楊枝甘露隨緣灑 盡爾精誠致降臨
관음보살 머리 뒤쪽의 둥근 원이 노란 만월인 듯, 푸른 두광인 듯 이중적으로 그려져 찬문의 첫 두 글자 '월면(月面)'과 유비된다. 유난히 달덩이 같이 너그러우신 존안(尊顔)이다.
대승불교의 불보살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의지하는 대상이 관음보살, 곧 관세음보살이다. 관세음(觀世音)은 사바세계 중생의 애타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본다(觀)'는 뜻이다. 빛이 소리보다 88만 배나 빠르기 때문이다. 같은 장소에서 거의 동시에 발생하지만 번갯불이 먼저 보이고, 천둥소리가 나중에 들리는 것처럼 관세음보살님은 '빛의 속도'로 중생의 고통을 즉각 감지하시고 대자대비의 구제력을 발휘하신다.
인생의 기본 값인 생로병사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병이다. 병마(病魔)라는 말이 그래서 생겼을 듯. 이 그림을 그려준 시남(詩南) 민병석(1858~1940)이 병중이었던가 보다. 그의 쾌차와 '조복(造福)', 복 지으시기를 기원하는 그림이다.
관세음보살은 사찰에 가면 관음전, 관음보전, 원통전, 원통보전, 보타전 등의 전각에 불상으로 봉안해 예배하고, 고려 때는 수월관음도 불화로 그려 개인적인 기도처의 원불(願佛)로 많이 모셨다. 삼국시대에는 휴대용 호신불인 작은 금동불로도 제작됐다. '백의관음상'은 개인이 모시는 예배용이자 감상용인 불화다.
대구의 미술사 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