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청구서 날아올 것” 채권시장 경고… 피난처 찾는 개미들

곽창렬 기자 2026. 5. 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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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 ‘위험한 탈동조화’, 하방 위험 막고 고배당 챙기는 ‘옵션 인컴 ETF’에 10조원 몰려
한국 국고채권.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에 올라탄 세계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질주하고 있지만, 채권 시장은 붕괴 우려가 나오며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미 30년물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치인 5.2%까지 치솟았지만, 기술주 중심의 주식시장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전례 없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 시각) 이 같은 비정상적인 괴리가 조만간 매서운 증시 ‘조정(Correction)’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의 고위 펀드매니저는 “주식 시장은 치솟는 차입 비용이라는 중력의 법칙을 애써 무시하며 단기 호재에만 취해 있다”며 “하지만 높은 금리가 기업 가치를 무너뜨리는 임계점에 도달하면, 현재의 랠리는 한순간에 잔혹한 청구서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증시 하방 압력에 대한 공포가 커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재테크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영리해진 투자자들이 무작정 기술주를 추종하는 대신, 하락장 방어와 고수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옵션 인컴(Options Income) ETF’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추세다.

이 상품은 기초 자산(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이를 특정 가격에 살 권리(콜옵션)를 타인에게 매도해 추가적인 수수료(프리미엄) 수익을 챙기는 구조다. 주가가 떨어지거나 크게 오르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하더라도, 미리 챙겨둔 수수료가 주식에서 난 손실을 어느 정도 메워준다. 덕분에 계좌 잔고가 널뛰듯 크게 출렁이는 것을 막아주고, 해당 수익을 재원으로 매월 높은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어 불확실성이 큰 장세에서 안정적인 현금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과 영국 시장에서 이들 관련 상품의 운용 자산은 2년 전 3억2000만달러 규모에서 최근 78억달러(약 10조 7000억원)로 24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에서는 ‘옵션 인컴’의 하위 개념인 ‘커버드 콜’ 전략을 쓰는 ETF가 이와 같은 전략을 쓰고 있고, ‘커버드 콜 ETF’란 이름으로 소개돼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증시는 유동성과 막연한 기대감으로 버티고 있지만, 채권 금리가 가리키는 거시경제 환경은 지극히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자산 성장에만 올인하기보다, 옵션 인컴 상품 등을 활용해 포트폴리오의 하방 위험을 다지고 현금을 확보하는 방어적 재테크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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