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6만원? 왜요? 4년째 반복되는 '교차로 우회전' 논쟁 [추적+]
우회전 방법 단속의 맹점
복잡한 규정 탓에 오락가락
일부 잘못된 단속 오해 키워
우회전 전용신호등 설치 우선
회전반경 좁히는 것도 방법
기계적인 단속은 오히려 독
'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제도'가 도입된 지 벌써 4년이 흘렀다. 하지만 경찰의 단속 과정에선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우회전 일시정지 방법을 두고 헷갈리는 운전자도 많다. 단속에 나선 경찰이 우회전 일시정지 방법을 제대로 몰라 애먼 운전자에게 범칙금을 물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또다시 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집중단속에 나섰다. 과연 괜찮을까.
![경찰의 교차로 일시정지 위반 단속보다 중요한 건 시스템 개선이다.[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thescoop1/20260522093145530vcmf.jpg)
문제는 단속을 진행하는 현장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도를 도입한 지 4년이 다 돼 간다는 걸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참고: 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제도는 2022년 1월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제27조) 개정에 따라 도로교통법시행규칙(제6조 별표2)을 함께 개정하면서 탄생했다.
같은 해 7월부터 약 3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쳤고,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이후 2023년 1월 우회전 신호등 도입에 따라 도로교통법시행규칙은 한번 더 개정됐고, 3개월 계도기간을 거쳐 4월부터 현장에 적용됐다. 일부에서 도로교통법과 도로교통법시행규칙을 종종 혼동하는데, 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규정은 도로교통법시행규칙에 명시돼 있다.]
■ 문제점① 복잡한 우회전 방법 = 가장 큰 이유는 '우회전 일시정지'의 방법이 다소 복잡하다는 점이다. 사실 경찰청은 지난 4년간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행위 단속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그런데도 운전자들은 여전히 일선 경찰들이 정확한 판단 기준도 없이 단속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우회전 방법은 교차로 진행 신호가 녹색이면 서행으로 우회전, 적색이면 일시정지 후 보행자(통행하려고 하는 보행자 포함)가 없으면 서행으로 우회전이다. 우회전 신호등이 있으면 그 신호에 따라야 한다.
얼핏 간단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진행하는 자동차의 교차로 진입 여부에 따라 일시정지를 해야 하는 위치가 달라진다. 운전자들이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운전자들이 '일시정지'의 기준, '보행자'의 기준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참고: 엄밀히 따지면 '일시정지'는 '속도계가 0일 때'를 가리킨다. 횡단보도를 거의 다 건너갔더라도 한쪽 발이 걸쳐 있으면 '보행자'에 속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제스처를 취하는 사람도 '보행자'로 본다.]
■ 문제점① 억울한 운전자들 = 그러다 보니 운전자들 눈엔 비슷한 상황인데도 누군가는 단속에 걸려 6만원의 범칙금(승용차 기준)과 최대 15점의 벌점을 부과받고, 누군가는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일부 경찰이 현장에서 잘못된 기준으로 단속하면서 논란을 더 키운 측면이 없지 않다. 복잡한 내용 탓에 일선 경찰들까지 오락가락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 지난 4년간 이어졌으니 단속을 당한 운전자는 위법행위를 반성하기보단 "재수가 없어서 걸렸다"거나 "세금을 걷으려 단속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제도의 정착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thescoop1/20260522093146928nunf.jpg)
그렇다면 경찰의 계도 역시 이런 방향에 초점을 맞추는 게 옳다. 교통 모범국가로 꼽히는 일본 역시 우회전 시 일시정지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시정지 여부만으로 단속을 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주변 상황을 인지하느냐에 초점을 둔다.
■ 해법② 운전면허 제도부터 수정 = 운전자의 '주변 상황 인지' 능력을 키우려면 단속보다 운전습관과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결국 운전면허증 취득 과정에서 이런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고작 13시간만으로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 정식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기까지 호주는 2년, 독일은 3년이 걸린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교육시간은 충분히 더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해법③ 교차로 우회전 회전반경 좁혀야 = 운전자 계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올바른 시스템을 만드는 거다. 그런 측면에서 교차로 회전반경을 좁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차로 우회전 구간을 너무 둥글게 만들기보단 보행자의 안전지대가 늘어날 수 있도록 도로경계봉 같은 걸 세워서 각을 좀 더 주면 어떻겠냐는 거다.
그러면 자동차의 속도 감소를 유도할 수 있고, 보행자의 안전지대가 늘어나기 때문에 더욱 안전해진다. 우회전 교통사고 중엔 버스나 트럭 등과 같이 휠베이스(앞뒤 차축 간 거리)가 긴 자동차에 의한 사고가 많은데, 이런 사고도 함께 줄일 수 있다.
■ 해법④ 교차로와 횡단보도 간격 벌리기 = 회전반경을 좁히면 교차로에 딱 붙어 있던 횡단보도가 직선 구간에 놓이는 효과도 생긴다. 모퉁이에 설치한 횡단보도에서는 우회전 운전자가 교차로를 통과해 들어오는 좌회전 자동차를 살피느라 우측 보행자를 못 볼 수 있고, 그로 인해 사고 위험도 올라간다. 반면 횡단보도가 직선 구간에 있다면 자동차와 보행자 간 간격이 생기고, 운전자의 실수를 줄여준다. 횡단보도 자체를 이동해서 설치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해법⑤ 우회전 전용신호등 설치 = 운전자가 혼동을 일으키지 않도록 우회전 방법을 단순화하는 것도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우회전 전용신호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운전자는 신호만 지키면 되고, 단속을 하는 경찰은 신호를 안 지키는 운전자만 단속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론의 여지도 없다. 운전자에게 많은 생각을 요구하는 제도는 좋은 제도가 아니다. 오히려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최근 들어 우회전 전용신호등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정책적인 우선순위 때문이기도 하다. 이를 감안할 때 보행자와 유동 차량이 많은 교차로부터 먼저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봄 직하다.
![[사진|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thescoop1/20260522093148211eiau.jpg)
맹점은 정부가 이 예산을 교통 관련 예산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일반회계로 편입해서 쓰고 있다는 점이다. 목적에 맞게 예산을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처럼 말도 탈도 많은 '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문제는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다. 관건은 정부가 여기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느냐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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